[2012 런던올림픽-사격 금 김장미] 위기때 더 과감해지는 ‘겁없는 막내’

입력 2012-08-02 01:36


한국에 네 번째 금메달을 안겨준 김장미는 사격 대표팀 내에서 막내지만 ‘강심장’으로 통한다. 실제 김장미는 “국가대표 선발전을 제외하고 크게 떨린 적이 없다. 첫 올림픽 출전 소감도 떨림보다는 설렘이 앞선다”고 밝힌 바 있다.

1일(현지시간) 결선에서도 김장미의 강심장은 여실히 드러났다. 본선에서 올림픽 신기록인 591점을 쏘며 1위로 결선에 오른 김장미는 2위 태국의 타니아폰 프룩사콘과 5점이나 차이가 나 무난히 1위를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첫 번째 올림픽 무대라는 중압감 때문이었을까. 3초에 1발씩 5발을 쏘는 첫 번째 시리즈에서 51.2점을 기록했고, 두 번째 시리즈에서는 49.1점으로 더욱 흔들렸다. 그 새 2004년 베이징 대회 금메달리스트 천잉(중국)에게 2.7점까지 따라잡혔다. 세 번째 시리즈에서 결국 김장미는 총점 740.6점으로 천잉에게 0.8점 뒤져 역전을 허용하며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마지막 네 번째 시리즈에서 김장미의 승부사 기질은 유감없이 발휘됐다.

첫발을 10.1점, 두 번째는 10.4점으로 침착하게 10점대를 쏜 김장미는 세 번째에 만점인 10.9점을 꿰뚫었다. 반면 천잉은 10.1, 10.3점에 이어 세 번째 발에서 9.3점으로 주저앉았다.

승리를 예감한 김장미는 마지막까지 흔들리지 않고 10점대를 두 차례 더 쏴 1점차로 재역전에 성공하며 자신의 첫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김장미는 한국 여자 권총에 혜성처럼 등장한 기대주다. 어린 시절 꿈이 경호원이었던 김장미는 육상, 합기도 등 다양한 운동에 재능을 보였고 초등학교 졸업 직전인 2005년 소총으로 처음 사격에 입문했다. 중학교 3학년 때인 2007년 덧니 때문에 소총 자세가 불편해 권총으로 종목을 바꾼 김장미는 금세 국제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