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런던올림픽] ‘멈춘 1초’에 모두 열받는데… 대한체육회는 왜이러나

입력 2012-08-02 00:37

‘멈춰버린 1초’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국제펜싱연맹(FIE)은 억울하게 메달 일보직전에서 무너진 신아람(26·계룡시청)에게 특별상을 주겠다고 1일(이하 현지시간) 밝혔다. 하지만 대한체육회는 당사자인 신아람의 의사를 묻지도 않고 이를 수락해 논란이 일고 있다.

박용성 대한체육회장은 지난 31일 영국 런던 올림픽파크의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FIE가 신아람의 스포츠맨십 정신을 높이 평가하며 특별상을 주겠다고 제안해 이를 수락했다고 밝혔다. 특별상은 5일 이전에 수여하되 상의 형태나 수여 방법, 절차 등은 대한체육회와 FIE가 좀더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신아람은 1일 영국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특별상은 올림픽 메달이 아니다”는 말로 특별상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신아람은 “이 상을 받는다고 해서 기분이 나아질 것 같지 않다. 특별상은 올림픽 메달이 아니다. 명백한 오심이라고 믿기에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고 데일리메일이 전했다.

이에 대해 대한체육회는 데일리메일의 보도가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며 펜싱 여자대표팀 감독과 신아람을 불러 면담한 결과를 공식 발표했다. 하지만 심재성 대표팀 코치는 “신아람이 혼란스럽고 힘든 상황에서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이 상을 안 받겠다는 얘길 했는데 우선 단체전(4일)에 집중한 뒤 다시 생각을 정리해볼 것”이라고 특별상 수상 여부는 일단 유보했다.

앞서 지난 30일 대한체육회는 신아람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하급단체인 대한펜싱협회 임원들의 참석을 요구했지만 임원들이 온다고 하고는 전원 불참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휴대폰 전원을 전부 꺼놓고 상급단체인 대한체육회의 대책 회의 참석 요구에 불응한 것이다.

또 신아람이 지난 30일 3-4위전에도 불참하려고 했지만 현장에 있던 박용성 회장의 지시로 경기에 마지못해 출전한 사실도 밝혀졌다. 신아람에 대한 후속조치에 대해 강경하게 나서자는 펜싱협회와 온건하게 마무리하려는 대한체육회의 입장이 서로 달라 신아람의 특별상 수상을 둘러싸고 한동안 내홍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런던=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