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누리교회 이재훈 목사… “크리스천이 세상 변화의 주역… 말씀 새겨”

입력 2012-08-01 16:19


“고 하용조 목사님은 우리 모두의 애인과 같은 존재셨습니다. 우리를 진정으로 사랑했고, 우리 모두의 마음 깊은 사랑을 받으셨던 분이셨지요. 새삼 그립습니다.”

2일 고 하용조 목사 1주기를 맞아 이재훈(44·사진) 온누리교회 목사는 1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고인이 일에는 냉철했지만 사람들에게는 늘 다정다감하게 다가간 따뜻한 지도자였다고 말했다. “그분은 늘 하나님과 이 땅의 사람들을 사랑하셨습니다. 암과 사투를 벌이면서도 자신을 통해 누군가가 전도될 수 있다고 하면 반드시 달려갔습니다. 한국교회는 그 다함없는 사랑과 구령의 열정을 배워야 합니다.”

이 목사는 20대 후반인 1996년부터 하 목사와 함께 사역했다. 비서실장으로도 오랜 기간 고인을 모셨다. 하 목사의 마음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사람이다. 하 목사 소천 이후 지난해 10월부터 온누리교회 담임으로 고인의 목회 철학을 계승하고 있다.

이 목사는 고인이 비전을 제시하는 것만이 아니라 그 비전을 현실화할 수 있는 탁월한 리더십을 지녔다고 말했다. 하나님의 뜻이라면 물불 가리지 않고 따른 비저너리(Visionary)였다는 설명이다.

하 목사가 한국교회에 남긴 유산으로 이 목사는 예배와 성경, 선교가 함께 어우러지는 진정한 복음공동체 실현 가능성을 보여준 것을 들었다. “그분은 항상 부교역자들에게 ‘목회자는 예배자여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그 예배는 성령님이 인도해 주셔야 하며 진정한 선교운동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예배가 살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참으로 ‘예배 공동체’를 ‘선교 공동체’로 끌고 간 분이셨습니다.”

이 목사는 고인의 포용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목사에 따르면 하 목사는 진정한 의미의 에큐메니컬(연합)을 실천했다. 소속 교단을 존중하면서도 타 교단을 품었다. “하 목사님의 판단 기준은 교단과 신학의 차이가 아니라 ‘복음적이냐, 아니냐’였습니다. 복음적이면 자신과 견해가 다르더라도 모두 품었습니다. 다른 사람과 단체, 교단, 교회의 장점을 인정하고 수용하셨습니다.”

이 목사에 의하면 하 목사는 한국교회의 미래를 늘 희망적으로 보았다. 한국교회의 문제점을 직시하면서도 그것을 고치시는 하나님의 능력을 믿었다. ‘하나님은 선하시다’는 사실을 결코 잊지 않았다. 드러나지 않지만 이 땅에 수많은 신실한 주의 종들이 있을 것이라면서 건강한 목회자들이 연대하면 교회는 얼마든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하 목사님은 크리스천들은 세상을 변화시키는 주역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셨습니다. 그리고 목회자들은 그런 성도들을 섬기고 인도하는 영적 코치가 되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성도들과 시대의 아픔을 공감하며 이 땅에 대한 책임의식을 갖는 온누리교회를 만들 수 있도록 헌신하려 합니다. 고인의 1주기를 맞아 ‘하용조 목사’라는 영적 거인이 남긴 유산들을 되새겨 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글·사진=이태형 선임기자 t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