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 합동 8월 26일 기도한국대회 의미를 들어본다 / 좌담
입력 2012-08-01 16:22
“영적 혼탁 시기… 한국교회 지키는 거룩한 기도 불지필것”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장 이기창 목사)은 2008년부터 ‘기도만이 이 민족을 살리는 희망’이라는 생각 아래 매년 3만명이 모이는 기도한국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는 오는 26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기도의 횃불을 올린다. 한국교회 내에서 대형 기도집회를 교단적으로 매년 개최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기도한국을 준비하는 책임자들을 만나 대회 의미와 영적 파급력에 대해 들어봤다.
▶참석자
고영기 100주년기념대회 총준비위원장
소강석 기도한국 준비위원장
김인기 기도한국 서기
민찬기 기도한국 기획위원장
(사회: 이승한 종교국장)
-올해로 5회를 맞은 ‘2012 기도한국 전국대회’를 소개해 달라.
△고영기 목사=총회설립 100주년을 맞은 우리 교단은 올해 12개 주요 사업을 계획·추진하고 있다. 그중 핵심적인 사업 두 가지를 꼽으라면 지난 5월 부산 수영로교회에서 개최된 목사장로대회와 8월26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개최예정인 기도한국대회다. 목사장로대회가 목회자·장로 중심의 영적 각성집회라면 기도한국은 평신도 중심의 기도운동이다. 사실 한국교회가 살아나기 위해선 평신도 기도운동이 활발히 일어나야 한다. 총회 설립 100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이번 기도한국 대회는 예장 합동 교단 역사에도 남는 의미 있는 행사가 될 것이다.
△소강석 목사=기도한국은 5년 만에 대표적인 기도운동으로 자리 잡았다. 한국교회의 영적 브랜드가 됐다. 사실 1912년 9월 제1회 총회를 평양 장로회신학교에서 개최한 후 역사적인 총회설립 100주년을 맞았다. 기도는 골방에서 할 수도 있다. 그러나 100년의 은혜가 너무 크기에 대규모 기도의 자리를 갖게 됐다. 신학과 신앙의 정체성이 혼미해지는 시대 새로운 100년을 디자인하고 새로운 100년의 축복을 얻는 시간이 될 것이다. 특별히 지금은 엘리 제사장 시대처럼 영적으로 혼탁한 시대다. 최근 종교자유정책연구원 사태만 봐도 그렇다. 한국교회가 얼마나 당했나. 이스라엘 민족이 하나님을 떠나니 블레셋에게 얻어맞았다. 그때 사무엘이라는 새로운 지도자가 출현해 미스바에서 민족적 회개를 하고 감사와 찬양의 제단을 쌓았다. 야훼 하나님의 거룩성과 영광성을 높이니 블레셋과의 싸움에서 승리했다. 기도한국은 분명 교단만의 집회가 아닌 장로교회,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명실상부한 영적 집회가 될 것이다.
△김인기 목사=5회를 맞이한 기도한국의 특징은 전국교회의 자발적 동참에 있다. 지난 3월 전국의 1만1450여개 교회에 기도한국 설교집을 배포했다.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같은 기도제목을 갖고 특별새벽기도회를 가졌다. 7월부터 대전 광주 전주 대구 부산 지역성회를 진행하고 있다. 기도한국 대회를 1주일 앞둔 8월 넷째 주에는 전국교회가 준비기도회를 가지며 하루 전엔 모든 준비위원들이 금식기도로 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간구한다. 기도한국은 그동안 새벽기도회 후 동네 청소와 불우이웃 돕기, 장학금 전달 등 전도 봉사 사랑운동을 병행해 왔다.
△민찬기 목사=한국교회는 1970·80년대 대형 부흥집회를 통해 부흥을 경험했다. 안타까운 현상은 경제성장과 함께 기도회를 등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도한국은 한국교회를 기도의 골방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불씨운동이라고 보면 된다. 잃어버린 영성을 회복하고 새벽기도를 활성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이다. 이것이 자극이 돼 다른 교단도 기도운동이 일어났으면 좋겠다.
-한국교회가 처한 상황에서 기도한국과 같은 기도운동이 절실한 이유는 무엇인가.
△고 목사=종교자유정책연구원 사태에서도 볼 수 있듯 종교다원주의자들은 마치 자신이 한국교회 대표인 것처럼 활동하며 교회를 공격했다. 신천지와 JMS 등 이단들이 더욱 활개를 치고 있다. 우리가 기도로 철저히 무장한다면 종교다원주의나 이단은 설 자리가 없을 것이다. 기도는 어떤 악한 세력도 이길 수 있는 강력한 힘이 있다. 기도만이 해답이다.
△김 목사=이단이 활개치고 타 종교와 안티 기독교 세력이 한국교회를 공격하는 현상 속에도 분명 하나님의 뜻이 있다. 그것은 진심으로 회개하고 하나님 편에 바로 서라는 것이다. 최근 발생하는 일련의 사태는 하나님의 섭리를 발견하라는 ‘신호’다. 우리는 그동안 신학과 신앙에 있어 똑바로 서 있지 못했던 것을 진심으로 회개해야 한다. 기도운동이 절실하게 필요한 이유다.
-기도한국을 통해 결집된 힘은 어떻게 전환시킬 것인가.
△고 목사=지난 3월 100주년 기념음악회 때는 드려진 헌금으로 탈북 신학생들을 지원했고 목사장로대회는 미자립교회를 도왔다. 기도한국 대회 때 드려진 헌금은 탈북자와 노숙자 등 소외된 이웃을 돌보는 데 쓰일 예정이다.
△소 목사=지금은 너나 나나 욕망의 바벨탑을 쌓고 있다. 바벨론의 초대왕 니므롯은 자국의 위용을 과시하기 위해 바벨탑을 높이 쌓았다. 그러나 동시대를 살았던 아브라함은 바벨탑에 비해 초라하지만 하나님을 위한 제단을 쌓았다. 하나님은 욕망의 바벨탑이 아닌 초라한 예배의 제단을 받으시고 당신의 나라를 이루셨다. 기도한국은 이 시대의 아브라함이 되어 주님의 이름으로 아름다운 제단을 쌓기 위한 것이다. 기도한국을 통해 교회의 거룩성과 영광성을 회복하고 분산됐던 영적인 힘을 다시 결집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김 목사=예장 합동은 한국교회 대부흥 100주년대회라는 어젠다를 처음 교계에 내놓은 교단이다. 1907년 평양 장대현교회의 대부흥운동을 기념하고자 교단 차원에서 2005년 준비위원회를 발족했으며 그걸 한국교회 전체로 확산시킨 것이다. 이처럼 기도한국도 한국교회를 변화시키는 대회다. 교회 안에 잘못 자리 잡은 ‘대형 기도회는 이제 어렵다’는 불문율을 깨뜨리고 기도·성령·부흥운동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한 대표적인 사례다. 쉽게 말해 교단설립 100주년을 맞아 은혜의 시간을 뒤돌아보고 미래와 세계를 바라보는 범교단 운동인 셈이다. 교단을 넘어 한국과 세계를 깨우는 대회가 될 것이다.
-기도한국이 갖고 있는 의미와 한국교회에 제시하는 영적 방향성은 무엇인가.
△고 목사=세계 기독교사에서 한국처럼 건강한 신앙 유산을 갖고 있는 나라도 드물다. 초기 기독교의 전래부터 일제 강점기, 한국전쟁, 민주화 등 고난의 역사 속에서 기도로 민족을 지켜냈다. 금식하고 철야하며 산에서 간절히 부르짖던 그 기도는 경제성장을 일궈내는 원동력이 됐다. 하지만 그 기도의 야성은 점차 잃어가고 있다. 한국교회가 당면한 어려움은 바로 거기서 기인한다. 그렇다고 낙심할 필요는 없다. 한국교회가 이제 하나로 힘을 합쳐 그 좋은 전통, 신앙유산을 다시 회복하면 되는 것이다.
△소 목사=교회는 민주주의보다 성숙한 신정(神政)주의를 추구하는 곳이다. 어설프게 교회 민주화를 추구한다며 교회개혁자가 되겠다고 나서는 이들이 있다. 성숙한 개혁자는 자기헌신과 희생을 전제한다. 본질로 돌아가는 것은 결국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그것이 무릎 꿇고 기도하는 것 아닌가.
-대회엔 얼마나 참석할 것으로 보이나.
△민 목사=전국에서 3만명이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님께서 한국교회에 특별하게 주신 것이 바로 구국 기도운동이다. 여의도광장에서 100만명이 모여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했던 그 유산, 야성을 잇는 자리가 될 것이다.
△김 목사=대회 참석을 위해 부산 광주 대전 등 전국교회가 교회버스는 물론 대형버스 300여대를 대절해 상경한다.
-기도한국이 전국교회가 동참하는 대회로 일체의 허례허식을 지양하고 기도와 말씀, 찬양에만 집중 한다고 들었다.
△고 목사=대회 예산부터 준비위원회가 자기희생의 자세로 자발적으로 헌금을 드려 준비하고 있다. 기도회는 절대 과시하기 위한 이벤트가 아니다. 따라서 어떤 정치적인 자리안배의 행사가 될 수 없다. 설교자 중심의 대회는 동원집회에 불과하다. 기도한국은 불필요한 순서를 과감히 줄이고 말씀과 기도에만 집중한다. 오직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순수한 기도모임으로 나아갈 것이다.
△소 목사=기도한국은 꼭 우리 교단만의 기도운동은 아니다. 교파를 초월해 눈물로 기도하고 싶은 성도들이 있다면 오셔도 된다. 누구든지 와서 은혜를 받았으면 좋겠다. 한국교회의 신학이 건전하며 목회자 의식이 살아있다는 것을 꼭 확인했으면 좋겠다. 한국교회에 희망과 소망이 있다는 것을 직접 체험했으면 좋겠다.
△김 목사=대규모 기도대회를 개최하다보면 자칫 대형교회가 몸집을 과시하는 것처럼 비쳐질 수도 있다. 이런 것을 철저히 조심하고 있다. 참석자 모두 기도회에 와서 보람을 찾게끔 ‘밥상’을 차려드린다는 마음가짐으로 정성껏 준비하고 있다. 우리 준비위원회는 철저히 섬기는 자리에 설 것이다.
△민 목사=우리의 기대보다 하나님의 기대가 커지는 좋은 기도회, 열매가 있는 기도회가 됐으면 좋겠다.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