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홍금우] 북한은 왜 종교를 이용하려는가

입력 2012-08-01 18:45


공산주의란 프롤레타리아 혁명을 통해 사유재산제도를 부정하고 공유재산제도를 실현해 모든 사람이 골고루 잘사는 사회를 추구하는 경제사상이다. 지구상에 수많은 공산주의 국가들이 존재했지만 골고루 잘사는 것이 아니라 골고루 못살게 되는 세상이 되어 대부분 스스로 사라지거나 멸망했다. 그럼에도 북한은 아직도 자신들이 지상낙원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주장한다.

공산주의는 유물론적인 사상에 입각하므로 인간을 ‘공산주의 건설을 위한 도구’로 취급한다. 그래서 인간이 본능적으로 지키고자 하는 자유 평등 인권 등 인간의 존엄성은 지켜지기 어렵다. 종교의 자유 역시 보장되지 않는다.

‘하나님은 존재하지 않는다. 인간이 신을 만들었다. 종교는 인민의 아편이다. 종교가 자본가에 대한 노동자들의 혁명의식을 마비시킨다. 그리스도교는 말살해야 한다’라는 것이 공산주의 종교관이다. 1945년 해방 당시만 해도 북한 지역은 남한에 비해 종교 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었다. 평북 선천은 한국의 예루살렘이라고 했고, 평양은 동양의 예루살렘이라고 했다.

그러나 김일성은 공산주의 종교관에 따라 ‘하나님의 성전’을 모조리 파괴했고, 목사와 성도들을 감옥이나 아오지 탄광에 보냈으며, 현재도 5만∼7만명의 신도들이 수용소에 갇혀 지옥생활을 하고 있다. 북한의 종교 탄압은 그뿐만이 아니다.

순교자 주기철 목사가 시무하던 장대현교회 터 위에 거대한 김일성 동상을 세워놓고 우상으로 숭배하도록 했다. 또한 50년 6월 25일 남침 계획에는 남한의 기독교인 소탕, 모든 교회 폐쇄 등이 포함돼 있었으며, 이에 따라 전쟁 중 수많은 기독교인이 학살됐다. 김일성에게는 오직 자신 이외에 하나님도 부정하는 유일사상만이 존재하며, 그 사상은 변함 없이 김정일·김정은으로 세습됐다.

최근 북한에서는 형식적이지만 종교 활동에 대해서 다소 전향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북한에 종교가 없다고 주장하거나 탄압한다는 것이 알려지면 국제사회의 비난이 가중되기 때문이다. 둘째 남북교류와 관련해 종교를 정치·경제적으로 활용할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남북교류 이후 민족통일이니, 우리민족 돕기 운동 등을 종교계가 앞장서는 경우가 많았다. 셋째 내부의 정치적인 종교 활동은 북한의 체제 안전에 위협이 되지 않기 때문에 겉으로는 전향적인 자세를 취하는 것이다.

북한의 최종 목표는 한반도의 적화통일이다. 북한 당국은 남한의 교회를 적화통일의 가장 커다란 장애물로 생각한다. 그래서 김일성은 “남한의 교세를 10분의 1로 줄이면 적화통일이 될 수 있으니 10대 대형 교회를 무너뜨리라”고 지시한 바 있다.

또한 “남조선에서 가장 침투하기 쉬운 곳이 교회다. 성서만 옆에 끼고 성실하게 교회를 다니며 헌금만 많이 내면 누구든 신임 받을 수 있다. 교회로 진입하라”고 74년 4월 대남공작 담당요원들에게 지령을 내렸다.

이 같은 상황에서 많은 종교인이 반정부 활동, 미군 철수, 보안법 철폐, 6·15선언 이행 등 북한의 주장을 그대로 대변하고 있는 현실은 여간 심각하지 않다. 북한 공산집단의 적화통일 야욕은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다. 성전을 보존하기 위해서 적화야욕의 음모를 타파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 무력화된 안보의식에 새로운 경각심을 불러일으켜야 한다.

홍금우 조선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