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세론’ 흔들리나… 민주, 민평련 “지지후보 1위 손학규 고문” 선택

입력 2012-08-01 19:45

민주통합당 내 주요 정파인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의 지지후보 투표에서 손학규 상임고문이 1위를 기록하면서 ‘문재인 대세론’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되고 있다.

민평련은 고(故) 김근태 전 상임고문을 따르는 전·현직 의원, 지역위원장 모임으로 친노무현계에 이어 당내 두 번째로 큰 계파다. 31일 지지후보 선택을 위한 자체 투표에서 손 고문이 문재인 상임고문을 눌렀다. 하지만 3분의 2 이상 지지를 얻은 후보가 없어 지지후보를 발표하지는 않았다.

손 고문 측은 1위라는 표결 결과만으로도 ‘문재인 독주’를 뒤집을 계기가 마련된 것이라며 잔뜩 고무된 분위기다. 김유정 캠프 대변인은 1일 “손 후보가 1위를 해 확실한 승리의 기틀을 마련했다”며 “김근태 정신, 시대정신이 손학규를 택한 것이고, 진보진영의 대표주자로 인정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손 고문은 투표 결과가 알려진 1일 새벽 김 전 상임고문의 묘소를 찾아 지지에 화답했다.

문 고문 캠프는 비록 2위를 했지만 “비교적 선전했다”며 파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문 고문 측 관계자는 “민평련이 단일 대오로 지지후보를 내지 못했기 때문에 여론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라며 “일희일비하지 않고 경선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이번 표결 결과가 두고두고 경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그동안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던 ‘문재인 대세론’이 흔들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또 민평련에는 현역의원 지역위원장 등 지역 순회 경선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회원이 59명이나 돼 향후 경선 과정에서 어떻게든 표심이 반영될 가능성도 있다.

당초 민평련의 지지후보로 유력했던 김두관 전 경남지사 측은 당황해하는 빛이 역력하다. 김 전 지사 측은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며 고 김 전 상임고문의 유지를 잘 계승해 정권 교체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후보 간의 합종연횡 여부도 경선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정세균 상임고문은 관훈토론회에서 박준영 전남지사와의 단일화에 대해 “호남 후보들이 힘을 합치는 게 어떠냐는 움직임이 있다”며 “가능하면 단일화해서 중부권 후보를 자임하고 있는 후보와 영남권 후보, 호남 후보 이렇게 세 후보가 역동적 경선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지사는 보도자료를 배포해 “현재로선 완주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