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검찰서 억울함 충분히 해명”… 이해찬 “사과는 못할망정 재소환이라니” 비판

입력 2012-08-01 22:19


민주통합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1일 전날 검찰 출두와 관련해 “사실이 아닌 혐의로 조사를 받아야 해 억울했지만 검찰 조사에서 제 억울함이 충분히 해명됐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공개발언을 통해 “검찰도 충분히 이해해 줬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의원 50∼60여명과 당직자 100여명이 제가 검찰청사에서 수사 받고 나오는 새벽 1시20분까지 기다렸다”며 “민주당의 단결된 모습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향후 검찰이 보강수사를 이유로 추가 소환할 경우 박 원내대표는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자진 출두해 10시간 넘게 조사를 받았으니 “문제가 있으면 기소하라”는 입장이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검찰이 준비한 ‘히든카드’가 없었다는 데 따른 안도감도 묻어난다. 박 원내대표의 한 측근은 “검찰이 10시간 조사하면서 영장에 나온 혐의 외에 더 제시한 게 없었다”고 전했다.

이해찬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검찰의 어처구니없는 행위가 끝났다. 잘못된 수사 관행을 사과해야 하는데 재소환을 검토하겠다니 검찰이 아직 각성이 덜 됐다”고 비판했다.

특히 박 원내대표는 “(6월 말 관련 보도가 시작된 이후) 34일간 많은 시달림을 당했다”며 언론에 섭섭함을 드러냈다. 그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사실이 아닌 내용을 부풀려서 보도 경쟁을 하면 그 피해는 어떻게 보상할 수 있나”라며 “짧지 않은 정치인생을 거의 언론과 함께 했지만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본보 기자와 만나서도 “별 것도 아닌 걸 가지고 런던 올림픽을 하는데도 신문 방송 인터넷에 온통 ‘박지원’으로 도배가 됐다”며 “해도 너무한다”고 토로했다. 한 측근은 “18년간 모셨지만 공개적으로 언론보도 태도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처음 본다”며 “이해찬·박지원 연대설로 지난 5월 한 달간 두들겨 맞을 때는 그나마 견딜 만했다”고 전했다.

박 원내대표는 썬앤문 김성래 전 부회장에게 2억원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나도 무슨 소리인지 궁금해서 어제 수사를 받던 중 검찰에 물었더니 자기들은 모르겠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