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중 목사의 시편] 공정한 경쟁엔 공정한 심판 필요

입력 2012-08-01 18:08


지난 7월 28일(현지시간 27일) 개막식을 거행한 ‘2012 런던올림픽’은 그 시작부터 범상치 않다. 그 이유는 유례없는 판정번복이 이어지고, 그 대상이 (우연인지는 몰라도) 한국선수들이라는 점이다.

그 첫 대상은 400m 남자 자유형 예선에 출전한 박태환 선수였는데, 조 1위의 기록으로 결승에 진출하는 줄 알았으나 곧 ‘실격(DSQ)’ 처리되는 사태를 맞았다. 박태환 선수 본인을 비롯한 수영 전문가들도 이해하기 힘든 판정이었다. 비록 우리나라 선수단이 국제수영연맹(FINA)에 이의신청을 했지만, 올림픽수영에서 판정번복이 나온 사례가 없었기에 큰 기대는 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비디오 판독의 결과 박태환 선수의 결승진출이 결정되었고, 그 덕분에 당시 박태환 선수에게 실격 판정을 내린 심판은 그 ‘저의’를 의심당하는 역풍을 맞았다.

두 번째 대상은 유도 남자 66㎏급 8강전에 진출한 조준호 선수였다. 일본 에비누마 마사시와의 연장전에서도 승부를 가리지 못하자, 이 경기는 결국 심판 판정으로 가려지게 되었다. 이에 대하여 심판진(주심과 부심 2명) 전원은 조준호의 승리를 선언하였다. 하지만 곧장 일본 측의 항의가 있었고, 이에 국제유도연맹(IJF) 심판위원장이 심판들을 불러 모았다.

그 후 심판진 전원은 일본 선수의 승리를 선언하였다. 일단 우리나라 선수단은 박태환 선수의 사례와 앞으로의 경기 등을 고려하여 공식적으로는 판정결과를 수용하였다. 하지만 정작 반발은 유도 심판들과 승리 판정을 받은 일본 선수로부터 나왔다. 마사시 선수도 조준호의 승리를 인정했을 뿐만 아니라, 일부 심판들은 앞으로의 경기일정을 보이콧할 분위기이다. 게다가 일본 언론을 비롯한 세계의 언론들도 국제유도연맹이 규정을 어기고 대회의 권위를 추락시켰다며 비난을 퍼부었다.

비전문가인 일반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어떤 것이 진실 또는 정의인지 판단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이 사건들로부터 깨닫는 것은 ‘심판이 공정해야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아무리 선수의 기량이 뛰어나고, 설사 경기에서 실질적인 승리를 거두었다고 해도, 막상 심판이 공정하지 못하면 그 결과는 예측할 수가 없다. 이것은 단지 스포츠 세계에서만 통하는 원칙이 아니다. 우리 일상의 모든 분야에서, 특히 경쟁과 이해관계가 복잡한 곳에는 공정한 심판이 필요하다. 심판이 공정하지 못하면, 심판의 권위가 추락함은 물론이고, 해당 분야는 더욱 극심한 분쟁과 혼란 속에 빠지게 된다.

최근 한국교회가 겪는 대부분의 어려움도 바로 ‘권위 있는 공정한 심판’을 찾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했다. 각급 치리회들의 결정에 대하여 이해 당사자들이 순복하지 못하고 끝내 사회법정까지 문제를 확대시키곤 했다. 공정한 심판이 되는 비결은 간단하다. 바로 원칙과 규정에 충실하면 된다. 마찬가지로 한국교회의 각급 치리회들과 이해당사자들이 자신의 이익이 아닌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양심적인 고백과 순종만 한다면 상당수의 문제를 ‘공정하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안산 꿈의교회 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