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이틀째 ‘정전 대란’… 6억2000만명 어둠속 고통
입력 2012-08-01 00:28
인도 북부에서 30일(현지시간) 대규모 정전이 발생해 3억6000여명이 피해를 입은 지 하루 만에 또다시 대규모 정전사태가 이어졌다. 이번에는 동부와 북동부 지역까지 국토 절반에 해당하는 13개 주로 그 범위가 확대됐다.
이틀째 계속된 정전으로 6억2000만명이 전기를 공급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수도 뉴델리에서도 철도를 비롯한 대중교통 운행 시스템이 작동을 멈춰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벵갈 광산지역에서는 정전으로 광부들이 탄광에 갇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 전력 관계자들에 따르면 30일의 정전사태는 발생한 지 몇 시간 만에 대부분 복구됐지만 31일 오후에 또 대규모 정전이 발생했다. 또한 대규모 정전사태(블랙아웃)로 첫날 이상이 없던 동북부지역의 전기공급도 연쇄적으로 끊긴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인도산업연합회(CII)는 30일 하루 동안의 정전사태만으로 기업들의 피해규모가 1억750만 달러에 육박한다고 집계했다. 블랙아웃 사태가 확산되거나 복구가 지연될 경우 인도 경제 피해규모는 눈덩이처럼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인도의 심각한 전력난은 외국기업들이 인도에 대한 투자를 꺼리는 가장 대표적인 이유 중 하나다.
인도는 전력 공급량이 최대 전력 사용량보다 평균 9% 정도 부족한 상태로 인도 정부도 만성적인 전력난이 연간 경제성장률을 약 1.2% 포인트 떨어뜨린다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낡은 전력시설이 급증하는 에너지 수요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점을 근본원인으로 꼽는다. 인도는 전력공급의 대부분을 석탄과 수입 원유에 의존하고 있다. 인도 정부는 현재 3% 미만의 원자력 발전을 2050년까지 25%로 끌어올린다는 전력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