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런던올림픽] 한국만 세번째 희생 미움샀나, 견제받나… ‘오심 올림픽’ 분통
입력 2012-08-01 00:16
이번엔 펜싱이었다. 한국이 또다시 심판 오심의 피해자가 되며 눈물을 떨궜다. 한국은 2012 런던올림픽에서 개막식 이후 수영, 유도에 이어 펜싱까지 사흘 연속 납득할 수 없는 심판 판정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
펜싱 여자 에페 개인전에 나선 신아람(26·계룡시청)은 30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런던 엑셀 사우스 아레나에서 열린 준결승전에서 ‘멈춰버린 1초’ 때문에 메달을 놓쳤다. 정규 경기 시간 내에 5-5로 승부를 가르지 못한 채 돌입한 연장전에서 신아람은 종료 1초를 남기고 상대의 공격을 세 차례나 막아냈지만 경기시간이 줄어들지 않았고, 결국 네 번째 공격을 허용하며 억울한 패배를 당했다. 국제펜싱연맹은 31일 한국 선수단의 이의신청을 “근거 없다”며 기각했다.
외신들은 이해할 수 없는 판정이라고 거들었다. AFP통신은 ‘신아람이 흘린 통한의 눈물’이라는 제목으로 이 경기를 올림픽 사상 가장 큰 논란을 불러일으킨 다섯 가지 판정사례에 포함시켰다. AFP는 “제대로 판정이 나왔더라면 신아람은 결승에 오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은 앞서 28일에는 박태환(23·SK텔레콤)이 남자 자유형 200m 예선에서 ‘실격 파동’을 겪었고, 다음날에는 남자 유도 66㎏급에서 조준호(24·한국마사회)가 ‘판정번복’이라는 황당한 상황을 겪었다. 반대로 일본은 심판 판정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일본은 31일 열린 남자체조 단체 결승에서 4위로 밀려났지만 심판진이 이의 신청을 받아들여 은메달을 따내는 기쁨을 누렸다.
이에 따라 국내에선 편파 판정을 한 심판과 상대선수, 해당 스포츠 연맹에 대한 비난이 거세다. 네티즌들은 신아람의 상대였던 브리타 하이데만(30·독일)의 페이스북을 찾아 “1초가 이렇게 긴 줄 몰랐다” “시간을 지배하는 것 아니냐”고 비꼬았다. 또 조준호의 판정을 번복한 국제유도연맹 페이스북에 “심판위원장의 독단적인 판정에 따르는 유도는 공정한 스포츠가 아니다”라고 항의했다.
한편 ‘마린보이’ 박태환은 30일 올림픽파크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실격파동’을 딛고 라이벌 쑨양(중국)과 공동 은메달을 차지했다.
모규엽 이사야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