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구명’ 논란 관련 “그런게 우리가 고치려는 것”… 박근혜 ‘안철수 때리기’ 직접 나섰다

입력 2012-07-31 22:34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한 언급을 피해온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31일 작심한 듯 비판 발언을 내놨다. 박 전 위원장은 의원총회 참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안 원장의 ‘최태원 SK그룹 회장 탄원’ 논란에 대한 질문을 받고 “그런 것을 우리가 고치려고 하는 것 아니겠나. 그것이 경제민주화의 핵심 내용 중 하나”라고 답했다.

경제사범인 최 회장을 옹호했던 안 원장의 과거 행적을 ‘개혁해야 할 대상’으로 규정해 비판한 것이다. 안 원장이 지난해 대선 후보로 급부상한 뒤 박 전 위원장이 그를 향해 공세를 펼친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박 전 위원장은 그동안 안 원장에 대해 “좋은 분인 것 같다” “같이하면 좋을 것” 정도의 호의적 언급을 주로 해왔다.

박 전 위원장 캠프의 이상돈 정치발전위원은 “박 전 위원장은 기존 정권이 반사회적 기업가를 반복적으로 사면·복권해줬던 전례를 비판적으로 봐왔다”며 “안 원장의 모순을 지적하면서 경제민주화 실천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풀이했다. 캠프 안팎에선 박 전 위원장의 ‘예상 밖 강공’을 두고 “최근 지지율이 급상승한 안 원장과 본격적으로 각을 세우려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최근 김종인 캠프 공동선대위원장 등의 안 원장 비판 강도가 높아진 데다 박 전 위원장까지 가세했기 때문이다.

이날 열린 캠프 전략회의에는 출마선언 이후 한 번도 캠프를 찾지 않았던 박 전 위원장이 모처럼 참석했다. 그는 캠프 실무자 20여명과 함께 1시간가량 진행한 회의에서 열흘째를 맞은 당내 경선에 대한 국민 여론을 주로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일 캠프 대변인은 “박 전 위원장이 회의에서 남은 일정을 잘 마무리하자는 덕담을 건넸다”고 전했다. 그는 “회의 내내 안 원장의 ‘안’도 안 나왔다”고 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