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安 검증팀’ 가동… “시리즈로 터뜨릴만큼 모았다”

입력 2012-07-31 22:20

‘안철수 정보 수집’ 소문 첫 실체 확인

새누리당이 당 차원에서 ‘안철수 검증팀’을 가동 중인 것으로 31일 확인됐다. 여당이 오래 전부터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관련 정보를 방대하게 수집해 왔다는 소문은 있었지만 실체가 확인되기는 처음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31일 국민일보 기자와 만나 “현재 당에 안 원장 관련 검증팀이 있으며, 이미 시리즈로 공개할 수 있을 만큼 많은 정보를 모았다”고 밝혔다. 그는 “의외로 관련 데이터가 많았다”며 “심야에 운전하다 신호를 위반한 정황부터 경제민주화 흐름에 어긋나는 행보까지 일일이 확인하면서 안 원장의 도덕성에 관련된 정보를 광범위하게 들여다봤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검증팀은 당 사무처 주요 조직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안 원장과 함께 민주통합당 대권 주자인 문재인 상임고문과 김두관 전 경남지사에 대한 조사도 담당하고 있다.

당 검증팀은 특히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 경선 캠프의 외곽 검증팀과도 긴밀한 공조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두 검증팀은 1주일에 두 차례 만나 서로 수집한 자료를 공유하는 등 검증 작업을 조율하고 있다. 박 전 위원장이 당 대선 후보로 선출되면 두 팀을 합쳐 대선후보검증위원회를 발족시킨다는 복안이다.

당초 검증팀은 보안을 유지하다 안 원장이 공식 출마 선언을 한 뒤 준비한 자료를 터뜨린다는 전략을 세웠다고 한다. 출마 선언도 하지 않은 안 원장을 자꾸 거론하면 오히려 대권주자로서의 존재감만 부각시켜주는 모양새가 되기 때문이다. 네거티브 공세 뒤에 불어닥칠 수 있는 역풍도 부담이었다.

하지만 저서 출간 뒤 안 원장 지지율이 급등하고, 안 원장이 9년 전 분식회계로 구속된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위해 탄원서에 서명한 일이 언론에서 먼저 터져나오자 적극 대응하는 쪽으로 기류가 바뀐 것으로 보인다.

이런 변화를 반영하듯 새누리당은 이날 대대적으로 포문을 열었다. 당 전략기획본부장인 조원진 의원은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안 원장이 최 회장 탄원을 할 당시 안철수연구소와 최 회장은 각각 55%, 45%의 지분을 투자해 아이에이(IA)시큐리티라는 회사를 공동으로 설립했다”며 “결국 안 원장이 동업자를 위해 탄원한 것”이라고 폭로했다. 조 의원은 또 “이중잣대의 표본인 안 원장을 (대통령으로) 뽑아 놓으면 재벌 2, 3세를 모아 새로운 부패권력을 만들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철우 의원은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안 원장이 당시 브이소사이어티 회원들과 선처를 호소했고, 최 회장은 징역 3년을 선고받았는데 보석으로 풀려났다”고 지적했고,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으로부터 “차별 문제란 차원에서 타당하지 않다”는 답변을 이끌어냈다. 김영우 대변인도 국회 브리핑에서 “말과 행동이 다른 안 원장이 국민들께 검증받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안 원장에 대한 첫 논평을 내놓아 당 차원의 대대적인 검증 공세가 있을 것임을 예고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