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경쟁 심화 못 견디고… 주유소 경매 건수 급증
입력 2012-07-31 19:07
한때 자영업자들의 선망의 대상이었던 주유소 사업이 사양길로 접어들고 있다.
31일 한국주유소협회에 따르면 1990년 전국의 주유소는 3315곳에 불과했으나 주유소 간 거리 제한 규제 완화 이후 급격히 증가, 2010년 말 1만3003개까지 늘었다. 하지만 2011년부터 폐업하는 주유소가 늘면서 영업 주유소 수는 지난 5월 말 현재 1만2883개까지 줄었다. 업계에선 사실상 폐업 상태인 주유소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주유소를 폐업할 경우 건물 철거비용 7000만원, 토양 정화비용 8000만원 등 1억5000여만원이 들어 폐업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은행 등으로부터 대출받은 초기 투자비용을 갚지 못해 경매에 넘어가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월간주유소’에 따르면 지난해 경영악화로 경매시장에 나온 주유소는 전년보다 133개 늘어난 434개를 기록했다. 주유소의 경매 매물은 2006년 127건, 2007년 100건에 불과했다. 낙찰가율도 2008년 103.59%에서 2011년 78.49%로 점점 낮아지고 있다.
월간주유소는 “경매 물건이 증가하는 것은 주유소의 경영이 극한 상황에 내몰렸다는 증거로 올해는 500개 이상의 주유소가 도산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협회는 판매가의 5%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마진 구조가 주유소들을 폐업으로 내몰고 있다고 지적했다. 협회 측은 “정부의 인위적인 기름값 인하 정책과 주유소 간 경쟁 심화로 휘발유 매출이익률은 2008년 8.1%에서 지난 1분기 4.3%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카드수수료 등을 감안하면 이익률은 더 낮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