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서 개인 후원회사 간접광고 금지”… IOC, 선수들 지나친 규제 논란

입력 2012-07-31 22:36

국제올림픽조직위원회(IOC)의 과도한 스폰서 보호가 선수들의 반발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미 일간 USA투데이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논란의 핵심은 삼성전자와 맥도널드 등 ‘탑(TOP)’이라 불리는 11개 공식 후원사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가 선수들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IOC는 올림픽 개막 전 선수들에게 앰부시 마케팅(올림픽이나 월드컵 등 특정 용어를 사용하지 않으면서 교묘하게 마케팅에 이용하는 것)을 금지한 올림픽 헌장 40조를 설명하는 20쪽짜리 규정집을 보냈다.

이에 따르면 선수들은 공식 후원사가 아닌 기업의 광고에 출연할 수 없는 것은 물론, 후원사 아닌 브랜드의 옷을 입는 것도 금지된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개인 후원사에게 고마움을 표시해서도 안 된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개인 후원사를 언급해서도 안 되고, 경기 중 속옷이 노출돼 브랜드가 드러나는 것도 안 된다. 이를 어길 경우 선수들은 벌금을 물거나 올림픽 참가 자격까지 박탈당할 수 있다. 실제 미국의 장거리 달리기 선수 레오 만차노는 운동화 브랜드가 드러났다는 이유로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을 삭제하도록 요구받았다.  

선수들은 볼멘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미국의 육상 선수 새냐 리차드 로스는 “올림픽의 이상과 현실이 달라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높이뛰기 선수인 제이미 니에토는 “(하나하나 간섭받는) 아마추어 선수들처럼 다뤄지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선수들이 IOC의 조치를 비난하는 이유는 엄격한 규제 때문에 기업으로부터 개인 후원을 받기가 어려워진다는 우려 때문이기도 하다. “동료들 중에는 운동을 계속하기 위해 다른 일을 해야 하는 선수가 많다”는 게 로스의 항변이다. 니에토는 “타이거 우즈가 마스터스 대회에 공짜로 출전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며 “왜 우리는 올림픽에 공짜로 나가야 하는가”라고 비꼬았다.

그러나 스타 선수일수록 ‘마케팅’에 뛰어드는 방법은 교묘하다. 마이클 펠프스나 마리아 샤라포바 등은 SNS에 사생활을 언급하는 척하며 호텔과 샴푸명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개인 후원사를 홍보하고 있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