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 위성TV ‘테러 몰카’ 소동… 라마단 기간에 스타납치 코미디 프로 방영

입력 2012-07-31 19:03

중동판 ‘이경규의 몰래 카메라’가 라마단(이슬람의 단식) 기간에 논란이 되고 있다. 가짜 테러리스트들이 스타를 납치해 협박하는 TV 실험 프로그램 ‘람즈, 사막의 여우’는 무슬림 비하 논란과 함께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고 아랍 위성방송 알아라비아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랍 위성방송 ‘알 하얏’은 이집트 코미디언 람즈 자랄의 이름을 딴 이 프로그램을 지난 20일 시작된 라마단 기간에 방영했다.

프로그램은 이집트 카이로의 공항 터미널에서 유명인사가 관광센터로 가는 버스를 탑승하는 데서 시작한다. 관광 홍보를 위해 출연한 유명인사는 이집트의 유명배우인 이자트 아부 우프의 초대를 받은 것으로 착각한다. 물론 우프는 출연하지 않는다.

버스가 마지막 정류장에 도착하면 아랍 스카프인 쉬마그를 얼굴에 쓰고 눈만 내놓은 코미디언 람즈와 악당들이 가짜 무기를 들고 버스에 침입, 유명인사의 눈을 가리고 위협한다. 실험이 끝나서야 유명인사에게 카메라를 공개해 TV 쇼라는 걸 알린다. 물론 모두 마지막에 안도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유명인사는 화를 내거나 람즈를 때린다.

이 프로그램은 인기리에 방영 중이다. 네티즌 5만8406명이 페이스북에서 ‘좋아요’를 눌렀다. 특정 스타를 초대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한다. 인기만큼 비판도 거세다. “극도로 당황스럽고 화가 난다” “람즈에게는 해결책이 없다” “실험 참가자들에게 지나치게 굴욕적이다” 등의 비판이 제기됐다.

일부 이슬람주의자들은 해당 프로그램 폐지를 요구했다. 네티즌 하짐 아부 이스마일은 “무슬림이 또 다른 무슬림을 두렵게 만드는 프로그램을 금지해야 한다”고 프로그램의 주인공인 람즈에게 메시지를 남겼다.

박유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