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차차기 지도부 노동자·사병 경험 문과출신 실세 등장

입력 2012-07-31 19:04

앞으로 10년 뒤 중국을 이끌고 갈 차차기 공산당 최고 지도부에 포진할 인물들은 노동자, 사병 등 기층 민중 출신이 많고 이공계가 아닌 문과 출신이 대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연고가 없는 지역에서 잔뼈가 굵은 데다 부성장급 자리에서는 5∼10년가량 실무 경험을 쌓았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발행하는 경제주간지 중국경제주간(中國經濟週刊)은 이달 초 전국 31개 성(省)·시·자치구 공산당 위원회의 당 서기 인선이 마무리됨에 따라 이들의 면면을 분석한 기사를 31일 실었다.

이들 중 일부는 올가을 18차 당 대회에서 정치국 위원(25명)에 입성하게 되며 2022년 열리는 20차 당 대회에서는 정치국 상무위원(9명)을 구성하는 주력 그룹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들 가운데 유일한 여성 지방 당서기인 쑨춘란(孫春蘭) 푸젠성 서기는 시계공장 여공 출신이다. 그가 여성 성 서기에 오른 것은 1985년 장시성 서기에 임명된 완샤오펀(萬紹芬) 이후 처음이다.

신장위구르 자치구 서기인 장춘셴(張春賢)은 고교 졸업 후 인민해방군 우한(武漢)군구 통신단에서 사병으로 근무했다. 그는 76년 문화대혁명이 끝나자 허베이성 친황다오에 있는 둥베이 중형기계학원 기계제조과에 진학했다. 전체 31명 중 노동자 사병 출신은 과반수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문학이나 역사 전공 등 문과 출신은 이공계의 배나 된다고 중국경제주간은 전했다. 이들 중에는 중문학을 전공한 후춘화(胡春華·베이징대 중문과) 네이멍구 자치구 서기, 경제학을 전공한 장바오순(張寶順·지린대 경제학) 안후이성 서기 등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문과 계통 출신이 샤오캉(小康) 사회를 건설하는 데 있어서 안목이 넓고 복잡한 사회현상을 다루는 데 더 적절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현 지도부의 경우 후진타오 국가주석(칭화대 수리(水利)공정학), 우방궈 전국인민대표대회 위원장(칭화대 무선전자학), 원자바오 총리(베이징지질학원 지질구조학), 자칭린 정국정협 주석(스자좡공업관리학원 기업계획), 시진핑 부주석(칭화대 화공학) 등 대다수가 이공계 출신이다.

31명 가운데 박사는 쑨정차이(孫政才·농학박사) 지린성 서기를 비롯해 4명, 석사는 17명에 달해 전체의 68%가 석사 이상 학력을 갖고 있다. 그만큼 전문성을 갖춘 엘리트로 꼽힌다.

이와 함께 이들 가운데 절대 다수인 22명이 50년대 출생으로 나타났다. 나머지는 40년대 출생이 6명, 60년대 출생이 후춘화 서기, 쑨정차이 서기, 저우창(周强) 후난성 서기 등 3명이다. 특히 60년대 출생 3명은 차차기 선두 주자로 주목받고 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