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런던올림픽] 웃음찾은 마린보이… 실격파동 헤치고 ‘멀티 메달’ 터치
입력 2012-07-31 19:04
박태환 자유형 200m 銀
‘마린보이’ 박태환(23)이 자유형 200m에서 값진 은메달을 따냈다.
박태환은 3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올림픽파크의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44초93으로 쑨양(중국)과 공동 은메달을 차지했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딸 때 작성한 개인 최고 기록이며 아시아 기록 1분44초80에는 0.13초 뒤졌다. 1위는 1분43초14를 기록한 프랑스의 야닉 아넬이었다.
박태환은 실격 판정 번복 논란 때문에 전날 주종목인 400m에서 금메달을 놓쳐 상실감이 컸음에도 불구하고 이날 최선을 다해 이번 대회 두 번째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계 올림픽에서 2개 대회 연속 2개 이상의 메달을 수확한 한국 남자선수는 박태환이 처음이다. 여자 선수로는 양궁의 김수녕과 박성현이 각각 6개와 4개를 획득한 바 있다.
박태환은 오는 4일 남자 자유형 1500m에서 이번 대회 세 번째 메달에 도전한다. 만약 박태환이 메달을 따면 전이경과 이호석과 함께 5개로 동·하계 통틀어 올림픽 최다 메달리스트 순위에서 두 번째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이날 결승에서 3번 레인을 배정받은 박태환은 출발 반응 속도가 0.64초로 8명 가운데 가장 빨랐다. 50m 구간에서 4위, 100m 구간에서 2위 그리고 150m 구간에서 3위를 달리던 박태환은 마지막 200m 구간에서 스퍼트를 냈다. 하지만 아넬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대신 무서운 속도로 물살을 가른 쑨양이 박태환과 나란히 터치패드를 두드렸다.
박태환은 시상식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비록 색깔은 금이 아니지만 올림픽에서 메달을 걸 수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좋다”면서 “누군가는 ‘자기 기록도 나오지 않았네’라고 얘기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내 자신이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결과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쑨양과 공동으로 은메달을 수상한 것에 대해서는 “마지막 5m를 남겨두고 아넬에게는 뒤졌지만 쑨양에게는 조금 이기고 있었는데 너무 힘들어서 쑨양의 막판 스퍼트에 잡혔다”면서 “공동으로 시상대에 올라간 것이 수영 인생에서 처음인 데다 상대가 같은 동양인이라서 더욱 의미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번 경기를 앞두고 자신감이 별로 없었는데 마이클 볼 코치가 그동안 훈련한 만큼만 하면 된다며 기운을 북돋워줬다”면서 볼 코치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한편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고 도박사들이 나의 5위를 예상한다는 기사를 보고 좀 더 오기가 생긴 것 같다”며 웃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