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런던올림픽] 세련된 홍명보號 “1위로 8강간다”
입력 2012-07-31 19:03
“나뿐 아니라 우리 선수들도 웸블리 구장에서 경기하는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
올림픽 축구팀을 이끄는 홍명보(43) 감독이 30일(한국시간) 스위스를 꺾고 런던으로 이동한 후 한 말이다. 홍 감독이 웸블리 경기장(9만석 규모)에 대한 애착을 드러낸 이유가 있다. 그곳에서 한국 축구의 새 역사를 쓰고 싶기 때문이다.
홍명보호는 오는 2일 새벽 1시 웸블리 경기장에서 열리는 가봉(1무1패)과의 B조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크게 이겨 조 1위가 되면 다른 곳으로 이동하지 않고 같은 경기장에서 8강전을 치른다. 승승장구한다면 준결승전과 결승전 무대도 웸블리 경기장이다. B조 2위로 밀릴 경우 한국은 카디프의 밀레니엄 스타디움에서 A조 1위와 맞붙어야 한다. 이 경기에서 이기면 준결승전을 위해 맨체스터에 있는 올드 트래포드까지 가야 한다. 체력 낭비가 아닐 수 없다. 홍 감독으로서는 조 1위가 탐날 수밖에 없다.
1승1무로 멕시코(골득실+2)와 동률을 이뤘으나 골득실에서 뒤져 조 2위(골득실+1)에 올라 있는 한국은 가봉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8강에 진출할 수 있다. 가봉전에서 2∼3골 차이로 이기면 조 1위로 8강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
‘와일드카드’ 원톱 박주영(27·아스날)은 스위스전에서 다쳐 턱과 무릎을 두세 바늘 꿰맸지만 가봉전 출장엔 문제없다. 얼굴을 다친 기성용(23·셀틱)도 멍이 좀 들었을 뿐 뼈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가봉의 핵심 수비수인 헨리 은동(20·AJ 오세르)은 멕시코와의 2차전 때 경고 2개를 받아 퇴장당해 한국과의 3차전에 나설 수 없다.
홍 감독은 31일 웸블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가봉 경기 결과에 따라 우리가 어떤 위치에서 8강에 가는지 결정된다. 최선을 다해 꼭 이겨서 조 1위로 8강에 오르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한편 국제축구연맹(FIFA)은 이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홍명보호를 집중 조명하며 ‘한국이 런던올림픽 조별리그 두 경기를 통해 파란을 일으킬 팀으로 부상했다’고 소개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