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평련’ 4차표결 ‘孫’이 ‘文’ 앞질러 경선판도 변수

입력 2012-08-01 00:22

민주통합당 예비경선(컷오프)이 큰 이변 없이 막을 내린 가운데 5명의 본경선 진출자들이 31일 대선 레이스 2라운드에 본격 돌입했다. 본경선은 문재인 상임고문의 우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손학규 상임고문과 김두관 전 경남지사가 결선투표 진출을 위한 2위 다툼을 치열하게 벌일 것으로 보인다.

◇결선투표행 티켓 누가 쥘까=민주당은 다음달 25일부터 9월 16일까지 13개 지역을 순회하는 본경선을 실시하고, 1등 후보가 득표율 50%를 넘지 못하면 일주일간 1·2위 후보 간 결선투표를 진행한다. 본경선의 최대 관심사는 누가 결선투표행 티켓 2장을 갖느냐다. 지지율 1위를 기록 중인 문 고문은 무난한 진출이 예상된다. 그러나 9월 16일 경선에서 문 고문이 50% 이상 득표하기는 쉽지 않으리란 관측이 많다.

이 때문에 나머지 한 장의 티켓을 놓고 손 고문과 김 전 지사가 벌써부터 기 싸움을 벌이고 있다. 손 고문은 여의도 선거 캠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권교체는 ‘손(손학규) 안(안철수)에’ 있다”며 “컷오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가 저라는 게 입증됐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김 전 지사는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평가에서 벗어나 정책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입장이다. 전현희 캠프 대변인은 “준비된 정책으로 어필하면 지지율 상승은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각 캠프는 본경선 초반 순회 지역인 제주와 울산 등에서 표심잡기에 주력키로 했다. 초반에 1·2위를 하면 밴드왜건 효과(대세를 따라가는 투표 행태)로 일찌감치 주도권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결선투표 가능성 때문에 주자별 합종연횡 여부도 관심사다. 특히 지사직을 유지하며 본경선 막차를 탄 광주·전남 출신 박준영 전남지사와 전북 지지기반을 가진 정세균 상임고문의 행보가 주목된다. 실제 두 후보는 이날 서울 모처에서 단일화를 논의했다. 민주당 텃밭인 호남 기반 후보를 1명으로 압축해 ‘빅3’ 구도를 깨보겠다는 시도다. 만약 이들이 단일화에 성공하고, 향후 또 다른 주자와 연대하면 판세는 급변할 수도 있다.

◇손학규, 민평련 지지투표에서 문재인 제쳐=민주당에서 두 번째로 큰 계파인 고(故) 김근태 전 상임고문의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는 이날 밤 회의를 소집해 경선후보 중 누구를 지지할지 표결했다. 투표 결과 손 고문이 문 고문을 앞질렀다고 민평련은 밝혔다.

손·문·정 세 고문과 김두관 전 경남지사를 차례로 초청해 토론회를 열었던 민평련은 1차, 2차 투표에서 차례로 정 고문과 김 전 지사를 탈락시킨 뒤 손·문 고문을 놓고 3차 투표를 벌였다. 손 고문은 이 표결에서 문 고문을 눌렀지만, 손 고문만 놓고 다시 실시한 4차 투표에서 회원 3분의 2 이상의 지지를 얻지는 못했다.

민평련은 회원 3분의 2 이상 찬성해야 공식 지지후보로 발표한다는 자체 규정에 따라 최종적으로 지지후보를 발표하지 않기로 결의했다. 하지만 이는 손 고문이 당내 지지도에서 문 고문을 앞선 사례여서 향후 경선 판도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민평련은 노영민 이인영 이목희 의원 등 국회의원 21명을 비롯해 지자체장, 지역위원장 등 59명으로 구성돼 있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