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런던올림픽] 신아람 제소 묵살 빠듯한 경기스케줄도 한몫
입력 2012-07-31 18:48
부당한 판정에 대해 박태환(23·SK텔레콤)과 신아람(26·계룡시청), 조준호(24·마사회)는 경기 후 즉각 해당 세계연맹에 이의신청을 했지만 결과는 너무나 달랐다. 박태환은 2심인 항소심에서 구제된 데 비해 신아람은 1심에서 거부됐다. 신아람의 이의신청을 받은 국제펜싱연맹(FIE)은 비디오 판독조차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자의 차이는 우선 경기 스케줄과 외교력의 차이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수영은 오전 예선전 후 다음 결승전까지 7시간의 시간 여유가 있었다. 오전 11시 400m 예선전을 치른 박태환은 부정출발로 실격판정을 받자 22분 만에 이의신청서를 제출했고, 국제수영연맹이 즉각 이유 없다며 반려하자 재차 항소했다. 국제수영연맹은 오후 2시30분 연맹회장 등이 참석한 항소심 회의를 개최, 1심 결과를 뒤집고 박태환의 손을 들어줬다.
반면 펜싱은 다음 3-4위전과 결승전이 잇달아 열리는 스케줄이었다. 판정시비로 인해 1시간가량 경기 진행을 못하게 되자 빠른 속행을 바라는 방송사의 재촉이 이어졌을 법하다. FIE는 실제로 한국팀의 이의신청서를 접수한 뒤 소극적으로 대처했다. 한국의 심재성 코치가 유창한 불어로 비디오판정을 통해 1초 안에 이뤄진 것이 맞는지 시간을 재보자고 요구했지만 테크니컬 디렉터는 이를 무시하고 심판에게 책임을 떠넘겼다.
1시간 가까운 논란 끝에 돌아온 대답은 “경기 종료는 경기장 화면에 나오는 시간을 보고 심판이 결정한다는 규정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것이었다. 실제 비디오 화면을 통해 마지막 3차례의 겨루기와 4차례 찌르기 장면 시간을 재보면 무려 2.40초가 걸렸다.
양 연맹의 외교력도 차이가 있었다. 대한수영연맹은 광주에 세계선수권대회를 유치하기 위해 국제연맹과 긴밀한 협조를 해오던 터여서 박태환 사태를 쉽게 풀 수 있었다.
반면 대한펜싱연맹은 평소 유럽국가 중심의 판정 텃세로 유명한 FIE의 벽을 넘지 못했다.
런던=서완석 국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