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간 550여 세계적 리더 인터뷰한 고든大 총장 ‘마이클 린지’
입력 2012-07-31 17:52
세계적 리더들의 공통점은? 좋은 멘토가 있었다는 거죠
좋은 멘토 어떻게 얻냐고요? 먼저 그를 위해 기도하세요
8년 동안 550여명의 세계적인 리더급 인사들을 만나 인터뷰했다. 인터뷰이들 중에는 지미 카터, 조지 H.W.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전·현직 상·하원 의원들, 미국의 대표적인 비즈니스 잡지인 포천지 표지에 등장하는 최고경영자(CEO) 등 정·재계, 문화·스포츠계 인사들이 망라됐다. 이들의 리더십과 성공비결을 연구해 펴낸 그의 책(Faith in the Halls of Power)은 ‘2007년 올해의 책(Publishers Weekly)’으로 선정됐다. 그의 책과 리더십 강연을 접한 청중은 1억4500만명에 달한다.
현재 미국의 주요대학 가운데 최연소 총장으로 꼽히는 고든대학교(Gordon College) 마이클 린지(Michael Lindsay·40) 총장 얘기다. 업무차 방한한 그를 지난 26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만났다.
겉으로 보기에는 대학총장보다는 대학원생이 더 잘 어울리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와 1시간 남짓 얘기를 나누다 보니 총장은 나이순이 아님을 깨닫게 됐다. 가장 궁금한 건 550명의 리더들을 인터뷰한 내용이었다. 리더들을 성공으로 이끈 비결은 뭘까. 그는 잠시 침묵했다.
“그들이 지닌 공통점을 3가지 정도로 요약해 볼게요. 첫째는 열정에 따른 시간투자예요. 자기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어요. 그리고 그 열정만큼 많은 시간을 투자합니다. 둘째는 솔선수범해서 희생을 감수하는 사람들이었어요. 공동체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멘토입니다. 그들 주변에는 자기가 믿고 따를 수 있는 멘토가 그들의 인생에 아주 큰 역할을 해왔어요.”
린지 총장은 3가지 공통점이 현재 총장으로 근무하는 고든대학교의 비전과도 일치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재학생 1500명이 넘는 대학의 8대 총장으로 부임했다. 마흔도 안 된 나이에 ‘지성의 전당’ 수장(首長)직을 맡겠다고 나선 용기는 어디서 나왔을까.
“총장 초빙위원회로부터 총장직 제의를 처음 받았을 때 ‘10년이나 15년 뒤면 모를까 지금은 관심이 없다’고 거절했죠. 학교 측에서는 ‘그래도 기도를 해보라’면서 끈을 놓지 않았어요.” 그는 당시 라이스 대학교의 사회학 교수였다.
그러던 중 그의 마음을 바꿔놓는 사건이 일어났다. 서른 두 살밖에 안 된 그의 사촌 남동생이 교통사고로 갑자기 세상을 떠난 것. 장례를 마치고 귀가하던 그는 생각했다. ‘내 사촌은 죽는 순간에 무엇을 생각했을까.’, ‘그의 꿈은 무엇이었을까.’ “생각의 결론은 ‘내일 일은 알 수가 없구나’였어요. 바로 그때 몇 주 전에 제의받았던 대학총장직이 떠올랐고, 결국 수락을 하게 됐어요.”
123년의 역사를 지닌 대학의 총장에 새파란 젊은이를 앉힌 대학 본부의 결정도 파격적이었다. 기독교정신을 바탕으로 설립된 고든 대학교는 창립정신을 견지하면서 높은 학문적 성취를 끄집어낼 수 있는 크리스천 리더십을 지닌 인물을 찾는 중이었다. 물색하던 중에 기독교 대학 및 비기독교 대학을 모두 경험한데다 리더십 분야에서도 성과를 나타낸 린지 총장을 선택하게 된 것이다.
린지 총장이 대화 도중에 자주 들을 수 있던 단어는 ‘멘토’였다. “제가 젊은 나이인데도 불구하고 제법 많은 일들을 시도할 수 있었던 건 하나님께서 좋은 멘토들을 많이 붙여 주셨기 때문이에요. 좋은 사람과 좋은 멘토를 얻는 비결이 있어요. 바로 그들을 위해 먼저 기도하는 겁니다. 기도한 뒤에 다가갔을 때 그들은 모두 피하지 않았어요. 기도로 만남의 기회를 찾고 기도로 그 만남을 놓친 적이 없었어요.” 8년 동안 ‘날고 기는’ 550명의 리더들을 만나기 전에도 빠뜨리지 않았던 건 상대방을 위한 기도였다고 그는 귀띔했다.
◇마이클 린지 총장=미국 미시시피주 잭슨시 출신으로 베일러대학교(영문·강연학과)를 수석 졸업했다. 프린스턴 신대원과 옥스퍼드대학 위클리프홀에서 신학석사 학위를, 프린스턴대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6년도에는 세계사회학대회로의 ‘35세 미만의 유망한 사회학자’로 선정됐다. 라이스대학교 교수(2006∼2011)를 거쳐 지난해 고든대학교 제8대 총장에 취임했다. 가족으로는 아내와 세 딸을 두고 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