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기독교인에 이슬람 개종 압력”
입력 2012-07-30 20:11
무장정파 하마스가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이슬람 개종 압력이 심해져 기독교 사회가 존립 위기를 맞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최근 보도했다. 가자시 기독교인들은 지난 17일(현지시간) 시내 세인트 페르피디우스 교회 앞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최근 무슬림으로 개종한 라메즈 알 알마쉬(24)와 히바 아부 다우드(32·여)를 돌려 달라는 요구를 하기 위해서였다. 이들은 “두 사람은 납치됐다. 강요에 의해 무슬림으로 개종했다”며 하마스 정부를 성토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하마스가 운영하는 뉴스 웹사이트 동영상에서 나란히 신앙고백을 하며 개종이 스스로의 결정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마쉬는 “가족들이 내 결정을 이해해줬으면 한다”고 했고 다우드도 무슬림 전통의상을 입은 채 “나로 인해 누구도 분노하지 않길 바란다. 내 결정은 한달 전에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와 함께 있던 세 딸도 이슬람 동요를 부르고 있었다.
기독교인들은 이번 사건이 소수 기독교 사회를 뿌리째 흔드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최근 8년간 이슬람으로 개종한 기독교인들은 10명에 불과했지만 최근에는 개종 압력이 노골적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젊은층 사이에서는 직장이나 대학의 무슬림 동료들이 자신의 종교적 신념을 지속적으로 내세우며 기독교인들을 궁지에 몰아넣고 있다. 가자지구의 무슬림은 170만명인 데 비해 기독교인은 2500명에 불과하다.
하마스는 그동안 별다른 차별 없이 기독교인들의 권리를 보장해 왔지만 이슬람 개종 압력이 거세지면서 가자지구를 떠나려는 기독교인들이 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