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삶-일광그룹 회장 이규태 장로] “하나님 일 할때, 하나님은 제 일 도맡아 하십니다”

입력 2012-07-30 21:11


일광그룹 회장 이규태(63) 장로는 경찰 간부를 거쳐 국내 굴지의 방위사업체를 일군 입지전적 인물이다. 그는 육·해·공군 관련 군수물자를 지원하는 일광공영과 학교법인 일광학원, 사회적 소외계층을 지원하는 일광복지재단, 김범수 아이비 등이 소속된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일광폴라리스 등을 이끌고 있다. 서울 본성결교회(조영진 목사) 장로로서 기독교대한성결교회 남전도회 전국연합회 임원, 한국성결신문 운영위원장, 서울신대 이사 등을 맡으며 평신도 리더십을 발휘하는 이 장로를 만나 바른 신앙과 크리스천의 삶에 대해 들어봤다.

“일광그룹의 모체인 일광공영은 1985년 설립됐습니다. 기도 중에 예수 그리스도의 빛에서 ‘일광’을 찾았고 사회에 기여하겠다는 생각에서 ‘공영’이라는 단어를 사용했습니다. 적은 돈으로 펼칠 수 있는 명분 있는 사업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눈을 뜬 게 국가 방위산업이었습니다. 돈 한 푼 없이 시작한 이 사업은 공격용 무기를 거래하는 단순 중개업이 아닌 조국의 국토를 지키는 자주국방 사업입니다.”

이 장로는 국가 방위사업에 종사하고 있지만 의무복무를 빼곤 군과 관련된 이력이 전혀 없다. 그는 1980년 간부 후보 29기로 경찰학교를 수료한 경찰 출신이었다. 방위사업 허가를 받기 위해 성공한 사람의 사업을 연구·추적했다. 그 결과 미국 프랑스 터키 이스라엘 러시아 등 군수분야 선진국과 협력해 FX사업(프랑스 라팔 전투기), 잠수함 사업(KSS-Ⅱ), KHP(한국형 헬기사업), 대전차 유도무기 사업(METIS-M) 등을 할 수 있었다.

“많은 회사가 자격을 갖고 있지만 성공한 회사는 극히 드뭅니다. 지난 30여 년간 국가 정책적으로 추진한 대형 국방사업에 빠짐없이 참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성공의 비결이요? 저는 술, 담배, 노름, 골프를 안 한 유일한 무기상입니다. 처음부터 이런 것들을 안 하며 사람을 만나려니 무척 어렵더군요. 하지만 나중엔 오히려 수월해졌습니다. 약속은 철저히 지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정직하게 신의를 반드시 지킨다는 기본에 충실하다 보니 약점이 오히려 상쇄되더군요. 하지만 신앙이 없었다면 무모한 일이라고 도전조차 하지 못했을 겁니다.”

경찰 간부였던 그가 예수를 만난 것은 30세 때의 일이다. 부친의 장례를 치르면서 인생의 허무함과 하나님의 존재를 인식하게 됐다. “인간은 아무리 화려한 인생을 살았다 하더라도 죽으면 아무것도 못 가져가고 땅에 묻히고 마는 존재입니다. 결국 절대자에 의존해야 하는 나약한 존재라면 그 하나님께 ‘올인’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그동안의 삶을 뒤돌아보면 ‘하나님이 내 인생을 직접 간섭하고 계시구나’ 고백할 수밖에 없어요. 경찰 간부를 그만두고 경험도 자본도 없이 시작한 방위사업이 기적의 연속이었거든요. 정말 예비한 것처럼 꼭 필요한 사람을 붙여주셨어요.”

체험적 신앙인으로서 교회 일에도 앞장섰다. 지하 사글세방 시절부터 목회자를 열심히 섬겼다. 수입의 많은 부분을 교회 건축과 선교에 사용했다. 92년 장로가 됐다. “나보다 목사님의 생활을, 집보다 교회 건축을 먼저 했어요. 무조건 하나님의 일부터 먼저 생각했습니다. 많은 성도들이 하나님을 1순위로 모신다고 하면서 목회자나 교회 형편엔 무관심한 이율배반적 태도를 갖고 있어요. 부족하지만 제가 하나님의 일을 할 때 하나님께서 제 일을 도맡아 하시더군요. 정말 초고속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르듯 회사가 성장했어요. 많은 사람들이 내 것을 먼저 움켜쥐다 보니 이렇게 하나님이 일하시는 방법을 모르는 거죠.”

2000년부터는 교육과 복지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2000년 우촌초등학교와 우촌유아학교가 소속된 학교법인을 세우고 2005년 사회복지법인 일광복지재단을 설립했다. 일광그룹은 현재 소외계층을 위한 의료비 지원, 결식이웃을 위한 푸드뱅크를 지원하고 있으며, 서울 성북구 지역 다수의 노인요양센터와 재가노인센터, 데이케어센터 등을 운영하고 있다. 그의 관심 분야는 무의탁 노인, 소년소녀가장, 장애우, 저소득층 아동이다.

“대기업처럼 회사 인지도에 신경 쓸 필요도 없는 방위사업체가 왜 이런 일들을 많이 하냐고요.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게 목적입니다. 어느 기업이든 사회적 나눔 차원에서 문화·교육·복지라는 세 가지 날개를 꼭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봐요. 개인도 회사도 삶으로, 실천으로 나타내야 진짜 기도, 신앙 아니겠습니까.”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