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무더위에… 영광6호기 발전 정지 장기화땐 ‘대란’ 우려

입력 2012-07-30 19:17

영광 원자력발전소 6호기가 30일 고장으로 멈춰섰다. 여름철 전력 수급이 빠듯한 상황에서 발전용량 100만㎾급 영광 원전 발전 정지가 장기화할 경우 전력대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57분쯤 영광 6호기에 원자로 보호 신호가 울리면서 원자로와 터빈이 자동 정지됐다.

한수원 관계자는 “원자로 핵분열을 제어하는 제어봉 구동장치 전원공급 계통 고장으로 제어봉이 낙하해 원자로 내에 삽입되면서 발전기가 자동 정지된 것으로 일단 파악됐다”며 “전원장치 고장의 원인에 대한 상세한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고장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고 고장 0등급, 즉 원전 안전에 이상이 없는 상태이며 외부로의 방사능 누출 위험도 없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조치를 취한 뒤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재가동 승인을 받아 발전을 재개할 계획이다.

영광 6호기 발전 정지로 이날 오후 4시 현재 최대 전력공급 능력이 7545만㎾로 떨어졌다. 하지만 국내 대기업 공장들이 집단휴가에 들어가면서 전력수요가 하락한 탓에 예비전력은 571만㎾(예비율 8.2%)로 정상 상태를 유지했다. 그러나 폭염이 지속되고 휴가철이 마무리되는 8월 중순 이후까지 영광 6호기의 발전이 재개되지 못하면 전력 수급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2002년 12월 상업운전에 들어간 가압경수로형 영광 6호기는 지난 4월에는 핵연료봉에 미세한 금(핀홀)이 발생해 원자로 내 방사능 준위가 일시적으로 상승하는 등 연료 손상 징후가 나타나기도 했다. 하지만 조사 결과 핵연료봉에 들어 있는 세슘과 아이오딘(요오드)의 농도가 허용치의 500분의 1 정도에 그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명돼 계속 정상 가동됐으며 11월로 예정된 계획예방정비 기간 중 정밀 검사를 통해 결함 부위를 조치하기로 했었다. 2008년에는 제어봉 위치 전송기 고장으로 발전이 자동 정지됐다 이틀 만에 재가동된 적이 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