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왕실이 지녔던 ‘어보’ 한눈에… 국립고궁박물관 8월1일부터 특별전

입력 2012-07-30 19:45


어보(御寶). 조선시대 왕실의 결혼, 즉위, 책봉, 장례 등의 국가의례 때 왕과 왕후, 왕세자와 왕세자빈 등 주인공에게 수여했던 인장(印章)이다. 왕이 행정 문서에 찍는 실용적 목적의 국새와는 용도가 다르다.

어보는 주인공 생전 궁궐에 보관했다가 사후 종묘에 영구히 모셨다. 따라서 폐위된 연산군과 광해군의 어보는 없다. 어보의 손잡이 부분은 거북이 모양을 새겼다. 중국 황제가 어보에 용을 새긴 것과 달리, 조선은 스스로 제후국에 준해 어보를 갖춘 것이다. 구한말 고종은 대한제국을 선포한 이후 스스로 황제라 칭했다. 어보 역시 용의 무늬를 새겼다. 이처럼 조선 왕실의 상징인 어보를 보면 조선의 정치사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국립고궁박물관(관장 정종수)이 어보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전시를 마련했다. 5년 만에 전시실을 새로 개편해서 갖는 ‘왕의 상징, 어보’ 특별전이다. 전시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열린다. 전시는 조선의 어보, 어보와 국가의례, 어보의 제작과 운반 과정, 봉안(종묘 안치) 등으로 구성된다. 전시에는 태조의 ‘가상시호(사후에 시호를 추가하는 것) 금보’(사진) 등 어보 63점과 어보 보관물품, 어보의 인장무늬가 찍혀 있는 ‘상원사 중창권선문(上院寺 重創勸善文·국보 제292호)’ 등 총 299점이 선보인다.

6개월간의 개편 작업을 거쳐 새롭게 꾸며진 상설전시실은 기존 12개실이 ‘조선의 궁궐’ ‘왕실의 생활’ 등 주제별로 10개실로 통폐합된 것이다. 전시 유물은 900여점에서 2000여점으로 확충했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