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中, 7일간 잠 안재워… 구타·전기 고문”

입력 2012-07-31 01:05

북한인권운동가 김영환(49)씨가 중국에서 구금됐을 당시 1박2일 동안 고문과 구타를 당했다고 밝혔다. 국가인권위원회는 30일 김씨를 불러 중국 당국의 고문과 가혹행위에 대한 진술을 청취했다.

김씨는 인권위 조사에서 “4월 10일부터 7일 동안 연속으로 잠 안 재우기 고문을 당했고, 6일째 되는 날부터 물리적 압박이 시작됐다”며 “4월 15일 밤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구타와 전기고문이 5~8시간 지속됐다”고 밝혔다.

그는 “전기고문은 50㎝ 정도의 전기봉을 이용해 이뤄졌고, 구타는 손바닥으로 얼굴을 가격하는 방식이었는데 주먹으로 맞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얼굴에 엄청나게 심한 충격이 있었다”며 “30분~1시간 정도 구타를 하다가 얼굴에 상처가 심해지면 다시 전기고문을 하는 식이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전기고문을 하기 1시간반 전 복면을 씌우고 심전도 검사와 혈압 검사를 한 뒤 본격적으로 고문했다”며 “위에서 결재를 받고 나서 계획적으로 하는 느낌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3월 29일 체포되고 나서 18일 동안 묵비권을 행사하다 고문과 가혹행위 때문에 4월 16일 새벽에 묵비권을 풀었다”며 “그 뒤로 심한 가혹행위는 없었지만 조사받는 한 달 내내 수갑을 채우고 의자에서 잠자게 했다”고 설명했다.

하금열 대통령실장은 국회 운영위 전체회의에 출석, “고문이 있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정부나 청와대는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다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씨가 구체적 고문 상황을 스스로 밝히고 인권위가 본격 조사에 착수하면서 중국과의 외교적 마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