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런던올림픽] 유도판 흔든 빅 브라더… 조준호 판정번복 지시 日서도 비난 잇따라
입력 2012-07-30 22:11
런던올림픽 남자 유도 66㎏급에서 조준호(한국마사회)를 상대로 ‘판정 번복’ 해프닝을 펼친 심판진이 경기 배정에서 제외됐다.
지난 29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엑셀 런던 노스아레나에서 열린 66㎏급 8강전에서 조준호와 에비누마 마사시(일본)의 경기에 심판으로 나선 에디손 미나카와(브라질), 나그만존 마르자라흐마노프(우즈베키스탄), 마시모 술리(이탈리아)는 30일 유도 경기에서 배정을 받지 못했다. 이들 3명은 이날 경기장에 마련된 심판 대기석에 앉아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봤다.
올림픽 유도 종목에는 총 26명의 심판이 투입돼 3명씩 짝을 이뤄 경기마다 배정되지만 미나카와 등 3명의 심판은 이날 경기를 배정받지 못해 심판 대기석으로 밀려났다.
이들은 전날 조준호와 에비누마의 66㎏급 8강전 연장을 마친 뒤 조준호의 승리를 판정했다가 심판위원장으로부터 지시를 받고 에비누마의 승리로 번복했다.
이 때문에 이들은 각종 언론매체로부터 ‘바보 삼총사’라는 비아냥거림을 들어야만 했다.
특히 주심을 맡았던 미나카와 심판은 고향인 브라질로 귀국했다는 소문도 돌았지만 이날 다른 심판들과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내 소문을 일축했다.
대한유도회 관계자는 “일단 이들 3명이 이날 경기 배정에서는 제외됐다”며 “경기에서 계속 배제될지는 아직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를 보이콧하겠다는 소문까지 돌았지만 그런 상황은 나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사태가 확산되자 국제유도연맹(IJF)과 대한유도회도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IJF는 이날 “유도 정신을 지키기 위한 결정”이라며 공식 홈페이지에 판결 번복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글을 게재했다. 문원배 대한유도회 심판위원장도 “심판위원장의 판단이 정확했다”면서 “심판 3명이 전체적인 흐름만 보고 파란색 기(조준호 쪽)를 든 것”이라고 거들었다. 유도회의 행보를 두고 왕기춘 등 다른 선수에게 불이익이 갈 수 있어 IJF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유도회의 미온적 태도에 쏟아지는 비판도 상당 부분 의식했다는 것이다.
유도회 관계자는 “(홈페이지) 게시판에 항의 글이 올라오고 있으며 항의 전화도 많이 받았다”면서 “다른 선수들 경기 일정도 남아 있어 더 이상의 항의는…”이라며 말을 흐렸다.
이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