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파일] 교통사고 후 목 통증

입력 2012-07-30 18:05


목은 앞으로는 90도, 옆으로 기울이거나 회전할 때는 120∼180도에 이를 만큼 유연성이 좋다. 하지만 허리에 비해 공간이 좁고 근육과 인대가 약하기 때문에 안정성이 떨어지는 부위여서 가벼운 충격에도 부상을 입기 쉽다.

가령 운전 중 뒤에서 차가 들이받은 경우를 상상해 보자. 몸이 앞으로 쏠리면서 목은 뒤로 젖혀졌다 반동으로 다시 앞으로 확 굽혀진다. 이렇게 갑자기 목이 심하게 앞으로 구부러지거나 뒤로 젖혀지게 되면 우리의 경추(목뼈)는 순식간에 손상을 입게 된다.

바로 급성 경추염좌와 편타성 경추손상이란 병이다. 채찍이 흔들리는 것과 같은 모양으로 목이 앞뒤로 갑자기 흔들림에 따라 목뼈 관절과 디스크가 손상되거나 근육과 인대가 부분적으로 찢어지는 경우다. 보통 사고 후 목만 아프고 신경 증상이 없으면 경추염좌라 부르고 두통과 함께 목덜미가 아프며 어깨와 팔, 손도 시리고 저리는 신경 증상이 있을 경우엔 편타성 손상이라고 판정된다.

신경 증상은 말 그대로 오리무중이다. 접촉사고 당시엔 목만 아프다가도 수주∼수개월 후 신경통이나 손가락 감각 이상이 나타나는 경우까지 종잡을 수가 없을 만큼 다양하다. 신경외과 의사들이 교통사고 직후 느껴지던 급성 목덜미 통증이 일단 사라지게 되면 곧바로 목의 근육과 인대 강화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통증이 있는 급성 기간에는 우선 목 보조기를 차고 목을 안정시키는 것이 좋다. 하지만 너무 오래 고정하면 목 주위 근육 인대가 약해지고 통증이 되레 만성화되며, 목 운동범위도 줄어들 수 있기 때문에 되도록 빨리(보통 2∼3일 이내) 풀고 목 운동을 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목 운동은 통증을 느끼는 방향으로 목 뒤로 젖히기, 앞으로 숙이기, 턱 당겨 넣기 등과 같은 방법으로 하면 된다.

비슷한 사고를 또 당하지 않게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다. 차를 타면 우선 운전석을 자신의 체형에 맞게 조정한다. 등받이는 10도 정도 뒤로 젖히되 반드시 머리받침대를 부착하고, 두 손으로 핸들을 잡아 어깨 균형이 맞춰지도록 한다. 필요하면 방석을 사용해도 된다.

운전 초보자의 경우, 목을 앞으로 뺀 채 경직된 어깨와 구부정한 허리 자세로 운전하는 모습이 흔히 목격된다. 이 역시 머리가 앞으로 숙여지기 때문에 목뼈의 곡선이 앞쪽으로 볼록하게 굽고 사고 시 목뼈 손상 위험이 크므로 바른 운전자세를 갖도록 노력해야 한다.

끝으로 교통사고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목뼈 주변 근육과 인대 강화 운동 및 진통소염제 위주의 약물치료에도 증상이 쉽게 호전되지 않을 경우 차일피일 미루지 말고 바로 척추 전문가를 찾아 상담을 하는 것이 정답이다.

김우경 가천대 길병원 신경외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