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 넘어설 17세 스타탄생… 여고생 김효주 에비앙 마스터스 공동 4위 돌풍
입력 2012-07-30 19:46
한국 여자 골프에 초대형 스타가 탄생했다. 주인공은 17세밖에 안된 고교 2년생 김효주(대원외고)다. 김효주는 29일(현지시간) 프랑스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제5의 메이저 대회로 불리는 에비앙 마스터스에서 아마추어 초청선수로 출전, 톱랭커들과 당당히 겨뤄 공동 4위에 올랐다.
6살 때 아버지를 따라 골프연습장에 간 계기로 골프를 하게 된 김효주는 이미 올 시즌 한국과 일본 프로 무대에서 차례로 우승한 바 있다. 지난 4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개막전인 롯데마트 여자오픈에서 우승해 일찌감치 국내 프로 자격을 획득했고, 지난달 일본 산토리 레이디스 오픈 우승으로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까지 활동할 수 있는 풀시드 기회도 받았다. 그리고 이번 대회에서 한국의 쟁쟁한 선배뿐만 아니라 크리스티 커(미국), 카리 웹(호주), 스테이시 루이스(미국) 등 정상급 선수들과 우승컵을 놓고 경쟁했다.
김효주는 이번 경기에서 꾸준히 68∼69타를 치는 안정된 경기력과 정확한 퍼트를 보여줬다. 특히 성인 못지않은 위기관리 능력을 과시하며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김효주는 4라운드 10∼12번홀에서 버디 기회가 왔지만 퍼트 난조로 성공하지 못했다. 하지만 마지막 4개홀에서 버디 3개를 잡아내는 뒷심을 보여줬다. 김효주는 “예전처럼 동계훈련을 했고 이번 시즌 첫 대회 출전 직전까지도 샷이 잘 안돼 걱정했다”면서도 “자신 있게 치자는 것만 계속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의 선전으로 김효주는 앞으로 세계 프로 무대에서 통할 수 있는 기량을 입증했다. 김효주가 롤 모델로 삼고 있는 박세리(35·KDB금융그룹)도 고교시절 명성을 날렸지만 해외 대회에서 우승한 적은 없다. 31일 귀국하는 김효주는 9월 터키에서 열리는 세계아마추어팀선수권대회에 출전한 뒤 프로로 전향한다.
한편 이 대회에서 김효주와 웹, 펑샨샨(중국) 등과 치열한 접전 끝에 1∼4라운드 합계 17언더파 271타로 우승컵을 들어올린 박인비(24)는 “올림픽에서 선수들이 금메달을 땄을 때처럼 태극기로 몸을 감싸고 싶었다”며 “메달을 딴 선수들이 부러웠는데 오늘 나도 그 기분을 만끽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인비는 이 대회의 전통대로 낙하산을 타고 내려온 스카이 다이버가 건네준 태극기로 몸을 감쌌다. 박인비는 2009년 신지애(24·미래에셋)에 이어 이 대회에서 두 번째로 우승한 한국 선수가 됐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