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당? 분당? 해산? 민주에 흡수?… 분분한 시나리오 고민깊은 통합진보
입력 2012-07-30 22:16
통합진보당 신당권파가 진로를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탈당, 분당, 정당해산 등 각종 해법이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정파별로 미세한 입장차도 감지된다.
가장 술렁이고 있는 그룹은 유시민 전 공동대표가 이끄는 ‘국민참여당계’다. 천호선 최고위원은 30일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탈당해 새로운 정당을 만드는 것도 배제하지 않으면서, 당내에 아직도 할 일이 남아있을 수도 있다는 것까지 폭넓게 보자고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일부 당원들의 당 해산 움직임에 대해선 “당이 국민의 세금을 받아 운영하는데 옳지 않은 방향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스스로 해산을 결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움직임이 많다”고 전했다.
같은 계열인 강동원 의원은 “민주당은 많이 ‘좌클릭’ 했고, 진보세력도 많이 ‘우클릭’ 했다. 그래서 간격은 상당히 좁아졌다”며 민주당 입당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노회찬 심상정 의원 등 진보신당 탈당파는 신중한 입장이다. 노회찬 의원은 기자들을 만나 “당이 사느냐 죽느냐의 존망지추(存亡之秋)에 있다”면서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논의하고 있다”는 원론적 입장만 밝혔다. 진보신당 탈당파는 이미 2008년에 민주노동당을 탈당해 진보신당을 창당했다가 다시 탈당해 통합진보당에 합류했다. 뼈아픈 탈당 실패 경험이 있는 만큼 탈당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신당권파 비례대표인 박원석 정진후 서기호 의원도 탈당하려면 의원직을 걸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선거법 192조에 따르면 당 해산이 아닌 당적 이탈·변경일 경우 비례대표 의원직을 잃게 된다. 당 해산 후 재창당하면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통합진보당 당헌에 따르면 당을 자진 해산하기 위해서는 ‘당원 과반 투표와 투표자 3분의 2 이상 찬성’이라는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강기갑 대표를 지지하고 있는 인천연합도 뿌리는 구당권파와 같은 민족해방(NL) 계열이어서 탈당 등의 과감한 결단을 하긴 어렵다.
이런 가운데 구당권파 대권주자로 분류되는 이정희 전 공동대표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대립과 분열을 치유할 수 있는 힘을 만들어내야만 비로소 우리가 역사의 무게를 감당할 수 있다”고 당내 화합을 촉구했다. 그는 지난 5월 당 중앙위원회 폭력사태 이후 ‘침묵의 형벌’을 받겠다며 공식 활동을 중단해 왔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