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체감경기 ‘급랭’… 유럽 위기 여파에 수출·내수 부진
입력 2012-07-30 19:05
기업의 체감경기가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글로벌 경제침체, 수출·내수 부진 때문에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수준으로 추락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7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를 발표하고 이달 제조업의 업황 BSI가 71에 그쳤다고 30일 밝혔다. 이 수치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4월(67) 이후 최저치다. BSI는 기업 경영상황에 대한 판단, 향후 전망을 조사해 경기 동향을 보여주는 지표다. 기준치 100을 넘으면 기업이 체감하는 경기가 과거 평균보다 나아진 것을, 100을 밑돌면 나빠진 것을 의미한다.
제조업 가운데 대기업의 업황 BSI는 70을 기록해 지난달보다 18포인트나 떨어졌다. 2009년 3월(59) 이후 가장 낮다. 중소기업의 업황 BSI는 전월 대비 8포인트 내린 72다.
기업의 업황 BSI는 수출·내수기업 가릴 것 없이 하락했다. 수출기업의 업황 BSI는 74로 전월보다 14포인트 낮아졌다. 내수기업 업황 BSI도 10포인트 떨어진 70에 머물렀다.
제조업뿐만 아니다. 비제조업의 업황 BSI는 전월 대비 8포인트 떨어진 67로 나타났다. 2009년 3월(60) 이후 가장 낮았다.
기업의 체감경기가 악화되면서 민간 경제심리도 곤두박질치고 있다. 이달 ESI는 지난달보다 4포인트 내린 92에 그쳤다. 2009년 4월(90) 이후 최저치다. ESI는 기업·소비자 모두를 포함한 민간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기준치 100보다 낮으면 민간의 경제심리가 평균(2003∼2011년)보다 못하다는 의미다.
한은 관계자는 “세계 경제침체가 장기화되고 있어 우리 경제의 경기가 회복되는 데 다소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