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런던올림픽] 36년간 金 10개 그쳤던 북한, 하루에 2개 돌풍

입력 2012-07-30 19:05


런던올림픽 초반 북한이 괴력을 뽐내며 메달 수확에 나서고 있다. 여자축구 조별리그에서 인공기 대신 태극기가 내걸렸던 수모에 대한 앙갚음이라도 하듯, 북한은 29일(이하 현지시간) 유도와 역도에서 두 개의 금메달을 따내며 대회 둘째 날 종합 6위로 올라섰다.

‘조선의 기상을 보여주겠다’고 호언한 여자 유도 안금애(32)는 이날 런던 사우스 아레나에서 열린 52㎏급 결승에서 쿠바의 베르모이 아코스타 야네트를 상대로 연장 접전 끝에 유효승을 거두고 우승했다. 안금애는 코치로 참가한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계순희에게 감사를 표하며 “그의 정신을 따라 배우면서 조국에 메달로 보답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남자 역도 56㎏급에선 엄윤철(21)이 인상 125㎏ 용상 168㎏ 등 합계 293㎏을 들어올려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특히 용상 168㎏의 성적은 올림픽 신기록이다. 역도에선 자신의 몸무게보다 3배 이상 들 수 있으면 신의 경지로 본다. 여자 역도의 양춘화(21)도 48㎏급에서 동메달을 땄다.

북한은 이번 대회에 11개 종목 56명의 선수를 파견했다. 22개 종목 245명의 선수가 출전한 한국의 4분의 1 수준이다. 북한은 지난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불참한 국제대회가 많아 출전자격을 얻지 못한 종목이 많다. 대회 개막 직전에서야 선수단 규모가 알려질 정도였고, 선수 개개인에 대한 정보 역시 베일에 싸여 있다. 북한 선수들을 상대하는 다른 나라 팀이 전략을 세우는 데 어려움을 겪는 이유다.

1972년 뮌헨올림픽부터 출전해온 북한은 2008년 베이징 대회까지 8차례 올림픽에서 금메달 10개를 땄다. 하지만 하루에 2개를 따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역도에만 8명의 선수를 배치한 북한은 남자 62㎏급 김은국(24)과 여자 58㎏급 정춘미(27)를 메달권으로 보고 있으며 레슬링 등 격투기 종목에서도 선전을 기대하고 있다.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에서 사다리 수비전법으로 이탈리아를 꺾고 8강 신화를 이룩한 북한이 런던 땅에서 또 한번의 이변을 불러올지 주목된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