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런던올림픽] 김보경 ‘해결사’ 굳혔다… 천금의 첫승 발리슛 스위스 격침 1등 공신
입력 2012-07-30 18:54
그가 왜 ‘박지성의 후계자’로 불리는지를 또렷하게 각인시켜 준 경기였다. ‘한국 축구의 자존심’ 박지성(31·퀸스파크레인저스)과 키(1m78), 몸무게(73㎏)까지 똑같은 김보경(23·카디프시티). 그는 성실함까지 박지성을 쏙 빼닮았다. 박지성처럼 그도 공격과 수비를 아우르는 멀티플레이어다.
29일(현지시간) 영국 코번트리의 시티 오브 코번트리 경기장에서 열린 스위스와의 조별리그 B조 2차전. 김보경은 1-1로 맞서 있던 후반 19분 결승골을 터뜨려 한국의 2대 1 승리를 이끌었다. 김보경은 구자철(23·아우크스부르크)의 크로스가 상대 수비수에 맞고 굴절되자 감각적인 왼발 발리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거침없는 드리블, 위기 때 터진 결정적인 한 방…. 마치 박지성을 보는 듯했다. 그의 등번호(7번)가 박지성이 국가대표 시절 달고 뛰었던 등번호와 같아서 더 그랬다. 김보경은 올해 초부터 고비 때마다 홍명보호의 해결사로 나섰다. 대표적인 경우가 2월 열린 최종 예선 사우디아라비아전이었다. 김보경은 후반 추가시간에 환상적인 동점골을 넣었고, 그 골로 홍명보호는 무패로 본선에 진출할 수 있었다.
스위스전을 통해 ‘차세대 에이스’의 입지를 다진 김보경은 경기 후 “공격수로서는 본인의 득점보다 팀의 득점 장면에 어떻게 공헌하는가도 매우 중요하다. 한 경기 한 경기 골에 연연하기보다는 앞으로도 좋은 장면을 많이 만들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와일드카드’ 박주영(27·아스널)의 플레이도 빛을 발했다. 박주영은 후반 12분 그림 같은 헤딩골로 한국의 본선 첫 득점을 올렸다. 박주영의 득점포가 재가동됨에 따라 한국은 가봉과의 3차전과 8강 이후를 기약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이날 경기 도중 턱과 왼쪽 무릎을 다쳐 세 바늘씩 꿰매 컨디션 조절에 영향을 받지 않을지 우려된다.
홍명보 감독은 “주영이가 지금 많이 노력하고 있고 팀에 도움이 되도록 스스로 열심히 하고 있다”며 “(박주영의 병역 기피 논란에 대해) 부정적인 면을 말하기보다 긍정적인 면을 보면서 성원해주면 좋겠다”고 팬들의 응원을 요청했다.
한국은 이날 승리로 1승1무를 기록, 이날 가봉을 2대 0으로 누른 멕시코에 이어 B조 2위를 유지했다<표 참고>. 사상 첫 올림픽 메달에 도전하는 한국은 8월 1일 가봉과 3차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8강에 진출한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