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목사의 시편] 감성 리더십을 발휘하는 지도자

입력 2012-07-30 18:32


이탈리아에서 세계 휴대전화 경시대회가 열린 적이 있다. 삼성은 세계 최고의 기술로 가장 성능이 좋은 제품을 만들었지만 하위로 밀려나고 말았다. 이유는 겉모양과 생김새가 감성적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기계적인 패턴과 기능만능주의적인 기술은 진정한 휴먼터치를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삼성은 다시 감성적 모양으로 만들어 상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21세기는 감성 시대다. 아무리 똑똑하고 실력 있고 진실해도 감성을 갖추지 않으면 사회와 소통하지 못하고 성공할 수 없다. 그러면 왜 이렇게 감성이 중요한가? 20세기는 먹고 사는 문제가 1순위였다. 그 다음엔 이데올로기적 대결이 대두됐다. 이데올로기는 사회적 틀이나 체제를 중요시했기 때문에 이성과 합리적 사고가 강한 인재들이 등용되고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지금은 이 세 가지가 다 해결됐다. 그래서 사회나 국가, 어떤 틀보다는 개인의 취향과 가치를 더 우월하게 생각한다. 기존의 틀을 허물어뜨리고 개인의 느낌과 행복을 더 우선시한다. 즉 개인적 자아가 극도로 확대되며 내 욕구, 희망, 의지가 더 중요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것들은 인간의 논리, 이성, 합리적 사고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대부분이 감성을 통해서 나온다. 그래서 현대사회는 내 기분, 생각, 욕구, 느낌이 가장 중요한 가치가 됐다.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48명 가운데 대부분이 철학을 공부했다는 사실을 보아도 감성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반증한다.

그러므로 21세기는 감성 리더십을 발휘하는 지도자가 필요하다. 감성 리더십은 나를 감성적으로 만들고 남을 감동시키는 능력을 말한다. 어느 도시의 거리에 장님 거지가 깡통을 놓고 “한 푼 줍쇼”라고 말하며 구걸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눈길조차 주지 않고 외면하였다. 그때 길을 지나가던 한 사람이 그 거지의 가슴에 종이걸이를 만들어 걸어 주었다. 그런데 그때부터 거지에게 돈이 쏟아지기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그 종이걸이에는 이런 문구가 적혀 있었다. “곧 봄이 오지만 저는 꽃을 볼 수 없습니다.” 이처럼 감성은 좋은 이미지를 만드는 창이요, 배경이다. 다시 말하면 감성에 의해서 이미지가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특별히 한국인들은 아무리 옳은 말을 하고 좋은 일을 해도 감성적 소통을 하지 않으면 아예 쳐다보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리고 한번 나쁜 이미지로 각인되면 그것을 지우기가 정말 힘들다. 지금 우리는 어떠한가. 혹시 아직도 전근대적인 이성과 고정관념의 틀에 갇혀서 내 중심적으로만 소통하려고 하고 있지는 않는가. 이미 감성시대가 왔다. 그러므로 이제 한국교회도 감성적인 접근과 소통을 통해 새로운 이미지 메이킹을 해야 한다. 먼저 현대사회의 내면적 상황과 욕구, 입장을 파악하고 감성적 소통, 정서적 공감대를 이루어야 한다. 협상이나 설득이 아닌 가슴을 움직이는 감동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성경도 얼마나 감성적인 문체와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는가. 감성 목회, 감성 전도, 감성 리더십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하여 세상 속에 아름다운 복음의 꽃을 피우자. 눈 먼 장님의 가슴에 봄의 향기로운 꽃을 볼 수 있는 영혼의 눈을 뜨게 하자.

소강석 목사(용인 새에덴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