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판정에 당한 조준호 값진 동메달
입력 2012-07-30 01:51
조준호(24·한국마사회)가 판정 번복이라는 악조건 속에서 동메달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뤘다.
조준호는 29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엑셀 런던 노스아레나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남자유도 66㎏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스페인의 우리아르테 수고이에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두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조준호는 연장 종료를 19초 남기고 상대 우리아르테가 위장공격으로 지도를 받으면서 승리에 다가설 수 있었다.
이로써 조준호는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한국 유도 첫 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비록 금메달을 따지는 못했지만 8강전에서 심판의 석연찮은 판정 번복이라는 시련을 이겨낸 값진 동메달이었다.
앞서 조준호는 대회 8강전에서 일본의 에비누마 마사시(랭킹 4위)와 연장 접전을 벌인 끝에 판정패를 당했다. 연장전이 끝나고 3명의 심판은 전원일치로 조준호의 승리를 선언했다. 하지만 조준호의 우세승이 선언되자 관중석의 대부분을 채우고 있던 일본 관중이 야유를 퍼붓기 시작했다.
에비누마도 매트를 떠나지 않고 강하게 불만을 표현하자 국제유도연맹 심판위원장인 후안 카를로스 바르코스가 세 심판을 불러 재심을 지시했다. 그리고 3명의 심판은 비디오 판독을 통해 에비누마의 승리를 선언했다. 현장에 있던 김정행 대한유도회 회장 등 한국이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4강 진출 티켓을 잃은 조준호는 한동안 경기장을 떠나지 못하고 허탈해했다.
AFP 등 외신도 이 경기의 판정 번복을 ‘촌극’이라고 비판하는 가운데 조준호는 불운을 딛고 패자부활전을 거쳐 동메달을 따내는 저력을 발휘했다. 조준호는 패자부활전에서 영국의 콜린 오츠를 거세게 몰아붙인 끝에 유효 2개로 이겼다. 모규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