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록 밴드 ‘라디오헤드’가 요구한 한가지는 “행사에 쓰이는 모든 물품은 친환경제품으로”
입력 2012-07-29 21:27
지난 27일 지산밸리 록 페스티벌에서 데뷔 20년 만에 첫 내한 공연을 가진 영국의 록 밴드 라디오헤드(Radiohead)는 공연은 물론 ‘환경 사랑’면에서도 세계 정상급임을 보여줬다.
세계적인 밴드가 공연을 다닐 때는 주최 측에 숙소나 음식 등과 관련해 까다로운 요구사항을 내놔 곤혹스럽게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번에 처음 한국을 찾은 라디오헤드가 요구한 것은 딱 한 가지. 이번 행사에서 제공되는 모든 물품을 반드시 친환경 제품으로만 해달라는 것이었다. 세계적인 스타들이 특정 브랜드 제품이나 값비싼 ‘명품’을 요구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지산밸리 록 페스티벌을 주최한 CJ E&M 측은 “라디오헤드는 대기실 주변 및 공연장 전체에 재활용 분리 쓰레기통을 마련해 줄 것과 식기는 절대 일회용이 아닌 모두 재활용이 가능한 것으로 구비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심지어 공연 중에 먹는 물도 페트병에 든 생수가 아니라 텀블러나 컵에 담기를 원했고, 컵이나 식기를 닦는 세제도 친환경 세제를 쓰라고 주문했다. 자주 쓰는 냅킨은 나무 펄프로 만든 휴지가 아니라 천으로 만들어진 것만 고집했다. 대기실 전구 또한 전력 소비가 낮은 형광 전구를 이용해 줄 것을 요청해 ‘개념 스타’의 면모를 보여줬다.
한편 경기도 이천에서 진행된 지산밸리 록 페스티벌에는 첫날인 27일 라디오헤드의 공연을 보기 위해 3만5000명이 운집한 것을 비롯해 3일간 연인원 11만명이 찾아와 4회째를 맞은 이 행사의 최대 규모 방문객을 기록했다. 행사는 라디오헤드 외에 들국화, 장필순, 이적, 버스커버스커 등 여러 뮤지션들이 멋진 무대를 선보인 가운데 29일 폐막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