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금빛 낭보 좋지만 대선주자에도 관심을

입력 2012-07-29 20:52

지구촌의 축제인 런던올림픽에서 우리 국가대표 선수들이 4년간 흘린 땀의 결실인 금빛 낭보를 전해오고 있다. 체력은 국력이란 말이 상징하듯 국가 대항 스포츠에서의 승리는 민족 자긍심을 높이는 것은 물론 국민화합에도 적잖이 도움이 된다. 태극기와 함께 애국가가 울려 퍼지는 모습을 보며 가슴 찡한 벅찬 감동을 느끼지 않을 국민이 어디 있으랴.

그러기에 대통령도 축전과 함께 격려의 인사를 보내며 국민과 더불어 이를 축하하는 것이 관례처럼 굳어져 온 것이다. 이번 올림픽은 때맞춰 찾아온 혹서와 함께 여름 휴가철이 겹쳐 TV 한 대로 즐기기엔 안성맞춤이다. 이 땅에 태어난 것에 새삼 감사하고 한민족의 우월성을 맘껏 느끼기에 좋다는 뜻이다.

올림픽에 참가한 대표선수들의 선전을 기원하면서도 우리가 결코 관심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이 하나 있다. 두말할 것도 없이 올 12월에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 나설 여야 예비후보들의 행보다. 올림픽이야 목표 달성 여부와 무관하게 이번 여름이 다 가기 전 막을 내리겠지만 대선에서 뽑힐 ‘한국호’의 선장은 향후 5년 동안 우리나라 운명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금메달에 박수를 보내면서도 대선 예비후보에 대한 관심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국민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 이익에 기반을 둔 정쟁에만 몰두해왔다는 비판을 듣는 정당정치에 대한 비판과 폄훼가 안철수 서울대 교수의 급부상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여야의 대선 예비후보도 눈여겨 봐야한다. 안 교수도 유력한 야권의 대선주자로 자리 잡아 국민의 선택의 폭을 넓게 했지만 지금 뛰고 있는 여야의 경선 주자들도 우리가 아끼고 관심을 가져줘야 할 소중한 재산이다.

정당정치에 비판적인 인사들은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정책이 상호 수렴작용을 거쳐 차별성이 거의 없다고 주장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적지 않은 차이점이 있다. 마찬가지로 각 당의 예비후보들이 한목소리로 ‘경제 민주화’를 외치지만 그 내용은 천차만별이다. 재벌해체 문제 등 각론으로 들어가면 후보 간 차별성이 뚜렷하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정당정치에 대한 막연한 불신에 터 잡아 기존 정치인인 여야 대선 예비후보의 주장에 귀를 닫는 무관심한 태도는 민주주의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정보기술 발달에 따른 디지털 정당의 출현이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정당정치가 대의민주주의의 기본임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더욱이 여야를 막론하고 국민경선이란 이름 아래 당원이 아닌 시민들에게 적극적인 참여의 길을 터놓지 않았는가.

우리 선수들이 금메달을 많이 따도록 성원을 아끼지 않는 것처럼 국민과 당원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애쓰는 여야 예비후보들에게도 관심의 끈을 놓지 않도록 하자. 한 나라의 정치문화는 정치인이 아니라 바로 그 나라 국민들이 만들어나가기 때문이다. 이런 우리들의 관심과 노력이 이번 대선에서 역사상 가장 훌륭한 대통령을 뽑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