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런던올림픽] 숨죽인 마지막 격발 “金이다” 두주먹 불끈… 첫 금물꼬 튼 사격 진종오
입력 2012-07-29 20:17
런던올림픽 남자 10m 공기권총 결선이 열린 2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그리니치파크의 왕립 포병대 기지 사격장에서 한국의 진종오(33·KT)가 마지막 10번째 격발을 위해 심호흡을 가다듬었다. 2위인 루카 테스코니(이탈리아)와 불과 1.3점차밖에 나지 않는 그야말로 메달의 색깔이 걸린 한 발이었다.
진종오는 그동안 마지막 순간에 유독 불안한 모습을 많이 연출했다. 2004년 아테네 대회 남자 50m 권총 결선에서는 7번째 격발에서 어이없이 6.9점을 쏘는 바람에 통한의 눈물을 흘리며 금메달을 놓쳤고, 2008년 베이징 대회 때는 50m 공기권총에서 금메달을 따긴 했지만 마지막 10번째 사격에서 8.2점을 쏘는 실수를 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냉정하고 침착했다. 흔들림 없이 방아쇠를 당긴 후 진종오는 승리를 확신한 듯 두 주먹을 불끈 쥐고 흔들었다. 전광판에는 진종오가 결선에서 쏜 총 10발(1발당 만점 10.9점) 가운데 가장 높은 10.8점이 표시됐다. 징크스를 날려버리고 한국에 첫 금메달을 안겨주는 금빛 총성이었다.
본선 1위(588점)의 진종오는 2위인 중국 팡웨이(586점)에 2점차 리드라는 이점을 가진 채 결선에 나섰다. 사격은 본선 점수를 그대로 가져가기 때문에 훨씬 편한 마음으로 사격에 임한 진종오는 첫 번째 사격부터 5발까지 모두 10점 이상을 쏘는 등 절정의 감각을 유지하며 2위와의 격차를 4.4점까지 늘려나갔다. 이제 금메달은 떼놓은 당상이라고 생각하던 순간 위기가 찾아왔다. 6번째 발에서 9.3점을 쏘더니 7번째 발은 9.0점을 기록한 것. 다시 심호흡을 하고 총을 잡았지만 8∼9번째 발도 각각 9.4점, 9.7점이었다. 그 사이 테스코니는 6∼7번째 각 10.7점, 8∼9번째 각 10.5점으로 어느새 총점에서 1.3점까지 따라붙었다.
진종오는 “마지막 발을 쏘기 직전에 아테네와 베이징 때와 같은 아쉬움을 남기기 말자는 생각을 했다”며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기쁘다. 베이징 대회 때와는 차원이 다른 금메달”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