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경기만은 꼭!] 철 든 ‘왕기춘’-‘우생순’ 드라마에 잠 못 드는 밤
입력 2012-07-29 22:23
왕기춘의 투혼을 볼까, ‘우생순’의 감동을 볼까.
남자 유도 73㎏급 세계 랭킹 1위인 왕기춘(24·포항시청)이 30일 오후 5시30분(이하 한국시간) 예선에 출전, ‘금빛 메치기’에 시동을 건다. 여자 핸드볼 대표팀은 같은 날 오후 7시15분 강호 덴마크와 조별예선 2차전을 치른다.
릐왕기춘, 이번에는=왕기춘은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을 준비하던 이원희(31·현 여자 유도 국가대표팀 코치)의 훈련 파트너였다. 그런 그가 2년 후 이원희를 누르고 국가대표로 선발돼 2008년 베이징올림픽 출전권을 거머쥐었다. 베이징올림픽에서 승승장구하던 왕기춘은 8강전에서 레안드로 갈레이로(브라질)에게 팔꿈치로 왼쪽 옆구리를 맞아 갈비뼈 연골이 떨어져 나가는 부상을 당했다. 그런 몸으로 결승에 올라 엘누르 맘마들리(아제르바이잔)에게 경기 시작 13초 만에 다리잡아메치기 한판패를 당했다.
베이징올림픽 이후 왕기춘은 방황했다. 2009년엔 나이트클럽 폭행 사건에 휘말려 잠적하기도 했다. 마음을 다잡고 다시 매트에 섰지만 성적은 좋지 않았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땐 아키모토 히로유키(일본)에게 져 은메달에 그쳤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도복 끈을 고쳐 맨 왕기춘은 2011년 1월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국제유도연맹(IJF) 월드마스터스대회에서 러시아의 만수르 이사예프를 연장전 끝에 꺾고 정상에 올라 재기에 성공했다. 두 번째로 올림픽 무대를 밟은 왕기춘은 “금메달을 딸 수 있을 만큼 충분히 훈련했다. 기대해 달라”며 한결 성숙한 모습으로 각오를 밝혔다. 메달 색을 결정짓는 결승전은 31일 새벽에 시작된다.
릐비상 걸린 ‘우생순’=강재원 감독이 이끄는 여자 핸드볼 대표팀은 28일 열린 조별예선 첫 경기에서 강호 스페인을 누르고도 웃지 못했다. 에이스 김온아(24·인천시체육회)가 오른쪽 무릎을 다쳤기 때문이다. 경기 종료 2분 전 김온아는 상대 진영에서 패스를 받아 공격에 나서던 중 스텝이 꼬여 넘어졌다. 강 감독은 코트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신음하는 김온아를 보고는 고개를 떨궜다. 부상이 심상치 않다는 사실을 직감적으로 알아차린 것. 김온아는 결국 들것에 실려 나갔다. 발이 빠르고 돌파 능력이 뛰어난 김온아는 대표팀의 주득점원으로 활약해 왔다.
핸드볼협회 관계자는 “김온아의 부상이 심각한 것 같다. 지금 상태로는 무릎인대 파열로 보인다. 남은 경기 출장이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김온아의 빈 자리는 정지해(삼척시청)와 이은비(부산시설공단)가 메울 것으로 보인다. 강재원호는 김온아가 빠져 전력이 약화됐지만 특유의 속공과 톱니바퀴 같은 조직력으로 세계 랭킹 5위 덴마크마저 잡겠다고 벼르고 있다. 김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