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net 월요일 밤 12시 ‘볼륨텐’ 인기 비결은?
입력 2012-07-29 18:40
음악에 의한, 음악을 위한 토크쇼
신선하다! 재미있다! 유익하다!
우리는 매주 TV를 통해 수많은 토크쇼를 만난다. 연예인이 출연해 신변잡기를 늘어놓거나 명망가를 초대해 그 사람의 인생 스토리를 듣는 프로그램들이다. 하지만 음악이나 미술, 영화 등 특정 분야만을 소재로 깊이 있으면서 재미난 대화가 오가는 토크쇼를 접하기는 쉽지 않다.
이러한 현실에 비춰볼 때 케이블 채널 Mnet의 음악 토크쇼 ‘볼륨텐’은 이색적인 프로그램이다. ‘음악의 발견’이라는 방송 슬로건에서 짐작되듯 이 토크쇼는 음악만 집중적으로 다룬다. 출연진은 ‘여자들이 좋아하는 음악’ ‘나에게 충격을 안겨준 비주얼 음악’ 등 매주 정해진 테마에 걸맞은 곡들을 선곡해온다. 방송은 이 곡들을 함께 들어보고 이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형태로 진행된다.
지난 23일 서울 문래동 한 카페에서 ‘볼륨텐’을 진행하는 대중음악평론가 임진모(53), 싱어송라이터 유영석(47), 가수 정인(본명 최정인·32), 랩퍼 쌈디(본명 정기석·28)를 만났다. 지난 5월 7일 첫회가 나간 ‘볼륨텐’은 매주 월요일 밤 12시에 방송된다. 우선 두 달 넘게 방송을 진행하며 느낀 소감을 묻자 “(시청률이 높게 나오기 힘든) 굉장히 위험한 프로그램이란 걸 느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음악만 얘기하니 (음악 애호가를 위한) ‘자선 프로그램’이나 마찬가지죠. 재밌게 만들려고 해도 ‘볼륨텐’이 ‘무한도전’이나 ‘1박2일’이 될 순 없어요. 하지만 이런 방송을 처음 시도한다는 것만으로도 의미는 있겠죠.”(임진모)
진지할 것 같은 프로그램이지만 ‘볼륨텐’ 역시 웃음를 유발하는 코드는 내장돼 있다. 특히 그간 근엄한 이미지였던 임진모는 이 방송에서 한없이 망가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는 나이에 안 어울리게 힙합 모자를 쓰고 나오거나 10대 걸그룹을 향한 ‘사랑’을 표현하고 유영석과 사소한 걸로 다투며 ‘재미’를 만들어낸다.
유영석은 “프로그램 제목을 ‘임진모의 재발견’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라며 웃었다. “방송 시작하면서 임진모씨가 솔직하게 평소 모습을 보여준다면 재밌을 거라 예상하고 있었어요. 그 모습을 끄집어내려고 진모씨 (마음의) 옷고름을 풀어보려고 했는데, 옷을 직접 다 벗어버리시더라고요(웃음). 저희들 역시 웃음이 빵 터질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버리는 거죠.”
음악을 도마 위에 올려놓고 대화를 나누는 포맷은 TV가 아닌 라디오에서는 익숙한 유형일 수 있다. 하지만 ‘볼륨텐’이 구분되는 지점은 음악과 관련된 다양한 영상자료를 활용해 ‘듣는 음악’에 ‘보는 음악’까지 더해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극한다는 점이다. 여기에 인터넷에서도 구하기 힘든 가요와 팝에 대한 깨알 같은 정보들이 ‘볼륨텐’엔 넘쳐난다.
그동안 수많은 TV 프로그램에 출연한 쌈디와 정인 역시 뮤지션 본연의 자세로 방송에 임할 수 있는 ‘볼륨텐’에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쌈디는 “음악의, 음악을 위한, 음악에 의한 유일무이한 토크쇼”라고 평가했다. 정인은 “음악을 하는 나 역시도 이 방송을 통해 많이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