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런던올림픽] 더 진화한 마린보이… ˝金보다 세계新˝

입력 2012-07-27 20:00


해외 언론은 런던올림픽 초반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29일(한국시간) 남자 자유형 400m의 금메달은 중국의 쑨양이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태환의 올 시즌 최고 기록이 3분44초04인데 비해 쑨양은 3분42초31로 앞서있기 때문이다. 개인 최고 기록도 쑨양(3분40초29)이 박태환(3분41초53)을 추월한 상태다.

하지만 박태환은 개의치 않는 눈치다. 경기 운영 능력이 뛰어난 박태환은 이미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따내며 전문가들의 예상을 우습게 만든 바 있다. 이번 대회에서는 “쑨양과의 대결이 아니라 나 자신과의 싸움”이라며 기록 경신에 좀더 의미를 두고 있다. 이와 관련해 마이클 볼 전담코치는 “박태환이 세계 신기록을 세우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태환이 자유형 400m 2연패는 물론 세계신기록 경신이 가능한 것은 지난 4년간 꾸준히 진화했기 때문이다.

특히 박태환의 약점으로 지적된 돌핀킥과 잠영거리를 보완한 것이 고무적이다. 박태환은 그동안 쑨양이나 마이클 펠프스(미국) 등 라이벌들에 비해 10㎝ 이상 작은 키와 짧은 팔다리에도 불구하고 탁월한 심폐기능과 부력, 균형감각으로 동등하게 싸울 수 있었다. 하지만 턴 동작에서 차고 나가는 힘이 약하고 돌핀킥 또한 3번 정도밖에 차지 못해 늘 문제로 지적됐다. 당연히 잠영거리도 짧아 기록에서 상당한 손해를 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볼 코치의 지도로 크게 좋아진 지금은 돌핀킥 5번, 잠영거리 13m에 육박하고 있다.

또한 박태환은 체력도 보완했다. 박태환이 지난해 상하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세계기록을 놓친 것은 100∼200m, 200∼300m 구간에서 체력이 떨어져 각각 57초29와 56초77에 머무른 것이다. 하지만 최근 체력 증진으로 스트로크에 힘이 붙은 상태다. 따라서 볼 코치가 박태환에게 제시한 구간별 랩타임 ‘53초-55초-55초-54초’만 지켜진다면 파울 비더만(독일)이 2009년 전신수영복을 입고 세운 3분40초07을 넘어 3분39초대의 세계신기록을 세우는 것도 꿈만은 아니다.

Key Word : 돌핀킥(dolphin kick)

다리만을 이용해 헤엄치는 수영기술로 돌고래가 지느러미를 좌우가 아닌 상하로 흔들며 헤엄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해서 지어진 용어. 50m마다 턴을 한 후 추진력을 얻을 때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물살의 저항을 덜 받아 속도도 빨라지고 체력적인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폐활량이 좋아야 가능한 기술이지만 잠영 거리가 15m를 넘으면 실격 처리된다. 현재 돌핀킥을 가장 잘 구사하는 마이클 펠프스(미국)의 잠영 거리는 최대 15m나 된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