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이카 긴축이행 실사… 그리스 ‘유로존 탈퇴 배수진’
입력 2012-07-27 19:28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을 두고 그리스와 금융세력 간의 치킨게임이 계속되고 있다.
그리스 연정에 참여한 사회당의 에방겔로스 베니젤로스 당수는 26일(현지시간) “그리스를 유로존에서 이탈하도록 방치하는 것은 유로존엔 자살행위”라고 말했다. 이는 전날 미국 대형금융사 씨티그룹이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90%에 이른다”고 전망한 것에 대한 반응이다. 씨티그룹은 애널리스트 메모에서 “향후 12∼18개월 사이에 그리스가 유로존을 떠날 가능성이 90%에 이른다”며 “내년 1월이 유력하다”고 시점까지 예측했다.
씨티그룹의 의도는 그리스를 향해 유럽중앙은행(ECB)과 유럽연합(EU) 국제통화기금(IMF)의 이른바 트로이카 실사단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라는 것이다. 실사단은 그리스가 재정 긴축 등의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는지 살펴보기 위해 아테네를 방문 중이다.
실사단 분위기는 좋지 않다.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집행위원장은 안도니스 사마라스 그리스 총리와 만난 뒤 “구조 개혁을 서두르겠다는 약속을 받았지만 중요한 것은 실천”이라고 압박했다.
그리스가 트로이카 실사단에게 밉보이면 추가적인 금융 지원을 받지 못한다. 그러면 유로존에서 스스로 탈퇴하거나 쫓겨나는 수밖에 없다. 베니젤로스 사회당수는 그리스를 향한 압박에 반발해 그리스의 이탈이 스페인 이탈리아 등의 분열로 이어져 유로화 체제의 붕괴를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ECB 마리오 드라기 총재가 “유로존을 지키기 위해 어떤 일이라도 하겠다”고 천명한 것도 주목된다. 유로존 내 은행에 연 1%의 저리 지원을 해주는 ECB가 그리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의 국채를 대량 매입하는 방안과 독일 같은 유로존 우량국가와 그리스 스페인의 국채금리 차이에 제한을 두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