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살인죄 기소… 보시라이 거취는?
입력 2012-07-27 19:50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당서기의 부인 구카이라이(谷開來)가 26일 살인죄로 전격 기소되면서 보시라이는 향후 어떻게 처리될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 정계 내에서는 “보시라이도 정식 기소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현재까지는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인다.
◇보시라이는 어떻게 되나=구카이라이를 먼저 기소한 데 대해 보시라이의 경우 정치사범으로 다루고 구카이라이는 형사 및 경제사범으로 처리하려는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보고 있다.
구카이라이에 대한 고의살인 혐의의 경우 범죄 사실이 명확해 재판 과정에서도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도 “구카이라이와 장샤오쥔(張曉軍)의 범죄 사실은 증거가 확실하며 충분하다”고 전했다.
보시라이의 경우에는 여전히 당 내부에서 의견 조율이 끝나지 않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8차 당 대회를 앞두고 공청단과 상하이방, 태자당 간 막후 협상을 거쳐 정치국 상무위원 등 지도부 인선이 어느 정도 이뤄진 뒤라야 보시라이 사건에 대한 발표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베이징 정가의 한 소식통은 “보시라이 처리 문제는 곧 시작될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에서 조율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보시라이를 기소하지 않고 사건을 마무리하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보시라이에 대한 처벌이 가볍든 무겁든 조용한 마무리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보시라이의 개입 없이는 구카이라이가 독단적으로 영국인 사업가 닐 헤이우드를 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보시라이도 기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보시라이를 기소할 경우 당 지도부의 부패상이 적나라하게 공개된다는 점에서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다.
◇구카이라이 재판, 8월 초순 시작될 듯=구카이라이가 이번 사건과 아무 관계가 없는 안후이(安徽)성 허페이(合肥) 중급법원에서 재판을 받는 것은 중국의 사법제도에 따른 것이다. 상급법원은 재판과정에서 외부의 영향력을 최소화하기 위해 연고가 없는 지역 법원에 사건을 배당할 수 있다. 상하이 당서기 천량위(陳良宇)가 톈진(天津) 법원에서 재판을 받는 등 고위 관리가 관련된 사건의 경우 다른 지역 법원에 배당된 사례가 적지 않다.
구카이라이에 대한 재판은 다음 달 7일이나 8일쯤 시작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이 구카이라이 측 변호사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올가을 18차 당 대회를 앞두고 있는 만큼 심리를 최대한 서두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고의살인죄는 최고 사형까지 가능하다. 구카이라이가 아들(보과과·薄瓜瓜)을 보살펴야 한다든가 개국(開國) 장군인 구징성(谷景生)의 딸이라는 점이 감안된다면 15년 안팎의 실형에 처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중국 유명 법학자 왕유진(王友金)이 내다봤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