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사장 “동성결혼 반대”… 美 정치이슈된 치킨 샌드위치

입력 2012-07-27 19:50

치킨샌드위치 전문점이 미국에서 정치 이슈가 되고 있다. 바로 애틀랜타에 본사를 둔 치킨샌드위치 전문 프랜차이즈 ‘칙필레이(Chick-fil-A)’다.

문제의 발단은 기독교 정신을 경영원리로 표방하고 있는 이 회사의 댄 캐시 사장이 동성결혼을 반대하는 발언을 한 것. 캐시 사장은 지난달 미국 침례교 신문 ‘뱁티스트 프레스’ 인터뷰에서 “남녀의 결합으로 가족이 이뤄진다는 성경의 정의에 찬성한다”며 “칙필레이는 이런 가족이 운영하는 기업”이라고 밝혔다. 칙필레이는 ‘바이블벨트’라 불리는 미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1600개에 이르는 지점을 두고 있다. 지난 2010년 기준으로 약 200만 달러(약 23억원)를 반동성애 운동단체에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성결혼을 지지해온 지방자치단체장들은 칙필레이 거부 여론을 일으키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최측근인 람 이매뉴얼 시카고 시장은 “칙필레이는 시카고의 가치에 부합되지 않는다”고 비판했고, 시의회도 칙필레이가 시카고에 두 번째 매장을 내는 것을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보스턴의 토마스 미니너 시장도 “칙필레이 매장이 늘어나는 것은 미국에서 동성결혼을 최초로 인정한 매사추세츠주 역사에 모욕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칙필레이를 옹호하는 운동도 벌어졌다. 공화당 소속의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는 “8월 1일을 ‘칙필레이 감사의 날’로 정해 매장을 방문하자”며 지지에 나섰고, 일리노이 가족협회(IFI)의 데이비드 스미스 이사는 “자신과 다른 견해를 갖고 있다는 이유로 영업을 막는 정치인들이야말로 편협하고 차별적”이라고 반문했다.

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