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보조금 빼돌리고 ‘골프관광 흥청망청’… 감사원, 일부 전문대 외유성 관광 등 부당 사용 적발

입력 2012-07-27 19:31

상당수 전문대학이 정부 보조금을 교직원의 외유성 해외관광이나 어학연수에 부당하게 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이 27일 공개한 ‘전문직업인 양성 지원실태’ 감사 결과에 따르면 정부 보조금을 받은 전문대 99곳의 해외연수 프로그램 중 60%가 학습 효과가 미미한 해외 문화체험이나 1개월 미만의 초단기 어학연수였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009∼2010년 전문대 글로벌역량강화 사업에 350억원을 지원한 바 있다.

A전문대는 보조금 대상이 아닌 총무·재무담당 교직원 36명에게 보조금 1억5000만여원을 들여 관광을 겸한 해외 어학연수를, B전문대는 교직원 7명에게 골프와 스쿠버다이빙 등이 포함된 필리핀 관광(보조금 1400만원)을 각각 보내줬다. 보조금 1억1000만원으로 학생 110명을 연수 보낸 C전문대 ‘해외 현지체험 프로젝트’ 역시 미국 그랜드캐니언 등 관광명소를 여행한 일정이 대부분이었다.

교직원이 보조금을 횡령한 사례도 적발됐다. D전문대 교수 E씨는 토목계열 학과장으로 근무하던 시절 가계곤란 학생들이 받는 장학금을 임의의 장학금 지급 계좌를 통해 자신의 계좌로 빼돌렸다. 감사원은 이 대학 측에 교직원이 횡령한 장학금 600만원과 그동안 부당하게 받은 겸임교원 강의료 2930만원을 회수하고 해임 등 엄중한 조치를 내릴 것을 권고했다.

감사원은 또 보조금사업 선정지표인 전임교원확보율을 조작해 보조금 28억여원을 부당수령한 F전문대와 재학생수 및 충원율을 부풀려 보조금 5억여원을 과다수급한 전문대 19곳에 대해서는 보조금 교부를 취소하고 보조금을 반환하도록 했다.

이밖에도 교비로 토지를 고가 매입하거나 특별위로금을 부당 지급한 사례, 학교 교수를 개인사업체에 근무시킨 후 교비 회계에서 급여를 지급한 사례 등도 적발됐다. 감사원은 각 전문대에 국고보조금 부당 이용에 대해 시정을 요구했으며, 교과부에도 전문대의 국고보조금 부당 사용을 철저히 점검하도록 당부했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