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김재연 제명 부결 후폭풍… “더 추락할 것” 통진당원 1000명 탈당 도미노
입력 2012-07-27 21:54
통합진보당이 이석기, 김재연 의원의 제명(출당)안 부결 사태 이후 공개 비난전이 이어지고 탈당 가능성까지 언급되는 등 거센 후폭풍에 휩싸이고 있다. 27일 신당권파는 ‘배신감’ ‘정치적 범죄’라는 격한 표현으로 전날 기권표를 던진 김제남 의원을 비난했다. 지도부는 대책을 찾지 못한 채 “숙고할 시간을 갖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비난·해명·비난, 릴레이 기자회견=가장 먼저 기자회견을 연 국민참여당 출신 신당권파 강동원 의원은 “김제남 의원이 제명 합의를 깨면서 배신했다”며 “당이 이 지경이 된 만큼 탈당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노회찬 의원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이 지도부를 새로 선출하는 과정을 통해 바닥을 치고 반등하길 기대했으나 아직은 더 추락해야 할 것 같다”고 허탈해했다.
김제남 의원도 기자회견에서 “혁신파에 힘을 싣기 위해 기권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석기 의원에게 승리를 안긴 게 아니라 이 의원이 혁신파 강기갑 대표 체제에서 봉사하도록 노역형을 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제명 합의를 깼다는 비판에 대해선 “제명안을 다루겠다는 뜻이었지, 제명에 찬성표를 던지겠다는 뜻은 아니었다”며 “25일 중앙위에서 양측이 싸우느라 회의 안건조차 상정하지 못하는 것을 본 이후 (무효표를)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신당권파 박원석 의원은 재차 반박 기자회견을 열어 “김제남 의원이 궤변으로 국민과 당원을 기망했다”며 “김 의원의 행위는 정치적 범죄행위”라고 맹비난했다. 한편 이날 당원 1000명이 넘는 당원들이 탈당하거나 당비 납부 중단 의사를 밝히는 등 탈당 도미노가 벌어지고 있다. 탈당하려는 당원들이 계속 늘어날 경우 분당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부 당원은 정부에 정당해산 청구를 해 당을 해체한 뒤 재창당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내고 있다.
◇고개 숙인 당 지도부, 흔들리는 야권연대=지도부는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전날 사퇴의사를 밝힌 심상정 원내대표는 기자회견에서 “당원과 국민의 바람을 거스르는 결정에 거듭 죄송하다”고 밝혔다. 탈당 가능성에 대해선 “지금 할 얘기가 아니다”고 말했다.
강기갑 대표도 공식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강 대표는 “지금 이 순간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며 “진보의 혁신과 국민과 당원의 뜻을 따를 방법은 무엇인지 길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구당권파는 여유를 찾은 모습이다. 이상규 의원은 라디오에서 “새누리당에서 (국회의원 자격심사) 이야기를 꺼냈지만 자기들만의 생각”이라며 “자격심사를 추진하면 통과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야권연대에 대해선 “백의종군해서라도 야권연대를 해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며 “당이 대선 후보를 내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반면 민주당에서는 야권연대를 재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우상호 최고위원은 확대간부회의에서 “절박한 대선 승리의 시간표상 언제까지 통합진보당 내부 사정만 들여다볼 여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