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친회인데요…” 족보 사기로 14억 꿀꺽

입력 2012-07-27 19:09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종친회를 사칭한 전화를 걸어 문중발전기금 명목으로 돈을 뜯어낸 혐의(사기 등)로 송모(52)씨를 구속하고 박모(52)씨 등 1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7일 밝혔다.

송씨는 지난 2010년 1월 한국보학자료원이라는 회사를 차린 뒤 본관이 희귀한 43개 문중의 사람들에게 “문중 ‘대동보감’을 보내드리니 발전기금을 보내 달라”고 요구했다. 송씨는 한 사람당 최대 20만원씩 8000여명으로부터 총 14억여원을 받아냈다.

대동보감은 특정 씨족에 관한 중대사나 출세한 인물 등을 담은 일종의 족보다. 송씨는 각 씨족 소개 문헌과 각종 자료를 짜깁기해 문중별 대동보감을 만들었다.

또한 송씨는 텔레마케터를 고용해 피해자들에게 “우리가 희귀 본관인데 호주제 폐지로 여자 성을 따르게 하는 추세 때문에 대가 끊길 위기에 처해 있다”며 책을 사도록 강권했다.

조사결과 송씨는 헌책방에서 구입한 학교 동문록, 공·사기업 직원 명부 등을 통해 피해자들의 정보를 사전에 수집한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 가운데는 대학 보직교수, 고위공무원, 법조인 등 사회지도층 인사가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