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폭염에… KTX 또 금정터널서 한시간 ‘스톱’
입력 2012-07-28 00:27
27일 오후 3시30분쯤 부산으로 향하던 KTX 제133호 열차가 국내 최장 터널인 부산 금정터널(20.3㎞) 안에서 고장으로 멈춰 서 1시간 가까이 운행이 중단됐다. KTX 열차가 금정터널에서 멈춰 선 것은 지난해 3차례를 포함해 이번이 4번째다.
이날 오후 1시 서울역을 출발한 열차는 종착역인 부산역 도착을 5분가량 남기고 터널 안에서 갑자기 멈췄다. 이어 에어컨 가동이 중단됐고 복도 쪽 불마저 꺼지자 500여명의 승객들은 불안감 속에서 찜통더위와 싸워야 했다.
20분이면 정비된다는 안내 방송이 나왔지만 시간이 지나도 열차 운행이 정상화되지 않자 승객들의 불안감은 커져갔다. 열차가 1시간 가까이 움직일 기미를 보이지 않자 112와 119 등에는 답답함을 호소하며 구조를 요청하는 승객들의 전화가 쇄도했다.
초등학생 아들 2명을 데리고 열차를 탄 김모(34)씨는 “정차한 뒤 40분가량 지나자 더위를 못 이긴 아이들이 울음을 터트렸고, 다른 아이들도 함께 울어 열차 안은 아이들의 울음소리로 가득찼다”고 말했다.
사고 열차는 오후 4시30분쯤 다른 열차에 견인돼 도착 예정시간보다 1시간35분 지연된 오후 5시10분 종착역인 부산역에 도착했다. 부산역은 승객들에게 운임 전액을 환불해줬다.
코레일은 현장에 직원을 파견해 정확한 사고원인 등을 조사 중이다. 금정터널에서는 지난해 6월 13일과 4월 4일에도 KTX 열차가 신호기 이상으로 멈춰 섰고, 3월 20일에도 언덕 구간을 오르던 열차가 갑자기 엔진 출력이 떨어지면서 20여분간 정차하는 등 고장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특수 조건의 터널 안에서 열차 사고가 빈발하자 정확한 원인 분석과 함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10분쯤에도 부산행 KTX 열차가 천안 아산역 부근에서 신호장치 오작동으로 멈춰 섰다. 이 때문에 열차가 50분 정도 지연됐고 승객들이 다른 열차로 갈아타는 등 큰 불편을 겪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