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과학과 만나다-장미란의 역도] 3차원 영상 분석… 바벨 들 때 좌우근력 차이 발견

입력 2012-07-27 19:04


역도는 우리나라의 올림픽 역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태극기를 가슴에 달고 처음 뛴 1948년 런던올림픽에서 김성집(93)옹이 동메달로 한국에 첫 메달을 안겨줬기 때문이다. 64년 만에 김옹의 후예들은 같은 장소에서 그때의 감격을 재현한다. 그 주인공은 바로 장미란(29·고양시청)이다. 장미란은 과학적인 훈련을 통해 런던에서 금빛 바벨을 들어올릴 태세다.

국민일보 자문위원인 한국체육과학연구원 문영진 연구원에 따르면 장미란이 2004년 아테네대회에서 아깝게 금메달을 놓친 후 감독과 코치, 문 연구원은 원인 분석에 들어갔다. 3차원 영상 분석 결과 장미란은 바벨과 몸이 너무 멀어져 있었고, 바벨을 들 때마다 몸의 중심이 왼쪽으로 쏠린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한 근전도(근육이 수축했을 때 흐르는 전류의 증폭) 검사로 구간 동작에 따라 장미란의 좌우 근력이 어떻게 다른지 분석해보니 어깨근육의 하나인 승모근 중 왼쪽에 과부하가 걸려있었다.

또 오른쪽 다리와 왼쪽 다리의 근력이 다른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장미란은 근력이 약한 오른쪽 다리를 뒤로 10㎝가량 빼 바벨을 들어올리는 부자연스러운 자세로 경기에 임했다.

이에 문 연구원과 코칭스태프는 장미란에게 맞춤식 훈련을 시켰다. 초반에 하체를 펴는 힘으로 바벨을 들어 올리고 상체는 펴지 않은 상태에서 바벨을 견디며 올라오도록 하는 훈련을 집중적으로 시켰다. 또 다리 근육의 불균형을 맞추기 위해 나무로 된 뒷굽이 달린 역도화를 신고 경기에 나가도록 했다. 일반 쿠션이 달린 역도화보다 딱딱한 나무 재질의 뒷굽이 엄청난 무게의 바벨을 들어올리는 장미란의 무게중심을 보다 더 잘 잡아주기 때문이었다.

또 충격을 흡수하지 않고 힘을 선수의 몸에 그대로 전달해줘야 하는 역도화에 나무 굽은 안성맞춤이었다. 결국 장미란은 2008년 베이징대회 때 금메달을 땄고, 이 같은 맞춤 훈련을 계속해 런던에서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한다. 장미란은 26일(현지시간) 결전의 땅에 도착했다. 장미란은 “내가 할 수 있는 몸 상태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며 “경기에 최선을 다하면 기회가 주어지고 꿈도 이뤄지지 않을까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