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완석 국장기자의 London Eye] 흑자 위한 조직위의 몸부림
입력 2012-07-27 19:04
몬트리올올림픽이 끝난 1년 뒤인 1977년 몬트리올 일간지 ‘라프레스’는 장 드라포 시장이 임신한 모습의 만화를 게재했다. “올림픽이 적자를 볼 수 없는 것은 남자가 임신할 수 없는 것과 같다”는 논리로 올림픽을 유치했던 드라포 시장의 호언장담이 빗나간 것을 비꼰 것이었다. 몬트리올은 당시 돈으로 15억 달러를 올림픽에 투입했지만 대회 후 12억2800만 달러의 적자를 냈다. 올림픽 최악의 적자를 기록한 몬트리올은 그 후 30년간 특별세를 거둬 2006년에야 빚을 청산할 수 있었다.
올림픽은 거대한 비즈니스의 무대다. 각종 인프라 구축, 국가 브랜드 향상, 관광 수입 등 막대한 파급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하지만 올림픽을 흑자로 운영한 것은 극히 예외적인 경우다. 최초의 흑자 올림픽은 1984년 LA올림픽 때다. LA 올림픽은 스폰서십과 TV중계권료, 티켓 판매 등으로 222만7000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경기장 건설에 최소 비용을 투입했고 경기장 이름에 기업명을 넣는 방식으로 후원기업을 유치했다. 심지어 성화봉송 코스도 잘게 쪼개 돈을 내는 시민은 봉송에 참여할 수 있었다.
하지만 2000년 시드니올림픽과 2004년 아테네올림픽은 반대로 엄청난 재정적자를 기록했다. 시드니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체육시설이 접근성이 떨어져 애물단지가 됐고, 기대했던 관광산업도 살아나지 않았다. 그리스가 최근 국가부도 위기로 곤두박질 친 것은 올림픽 빚 때문이란 분석이 많다.
28일(한국시간) 개막한 런던올림픽 조직위의 최대관심사도 얼마나 수익을 올리느냐에 쏠려 있다. 영국의 BBC 방송도 “올림픽의 하이라이트는 육상 100m나 마라톤이 아닌 대회의 손익계산서”라고 밝히는 상황이다. 당초 25억 파운드의 올림픽 예산을 생각했던 런던도 아테네처럼 보안관련 예산이 대폭 늘어 94억 파운드로 늘어났다.
수입을 늘리기 위한 조직위의 노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1세미만 영아들에게도 입장료를 부과하는가 하면 모든 올림픽에서 무료로 제공되던 메인프레스센터(MPC) 내 생수도 한 병에 2000원을 받고 있다. 거액의 후원금을 낸 메인스폰서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앰부시 광고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런던=wssuh@kmib.co.kr